진도 여인들의 ‘세월’ 씻김굿의 위무
2024년 05월 29일(수) 19:35 가가
국립남도국악원 20주년 정기공연
6월 14~15, 7월 25~26일
국악원 진악당서 ‘따님애기’
삶에 대한 숭고한 의지 담아
6월 14~15, 7월 25~26일
국악원 진악당서 ‘따님애기’
삶에 대한 숭고한 의지 담아


국립남도국악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정기공연 ‘따님애기’를 오는 6월 14~15일, 7월 25~26일 국악원 진악당에서 펼친다. 사진은 ‘따님애기’ 공연 장면.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파도는 잠들 줄 모르고 점점 거세진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모를 ‘흙 파도’는 점점 커져 결국 바다를 뒤집어 놓는다.
‘생산신’마저 삼킨 뒤 잠잠해진 바다에서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여인들의 연대가 시작된다. 남편을 잃고 시난고난한 세월을 견딘 진도 여인들의 강인한 정신이 진도씻김굿에 실린다.
국립남도국악원(원장 명현·국악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정기공연 ‘따님애기’를 오는 6월 14~15일 국악원 진악당에서 펼친다.(6월 14일 오후 7시, 15일 오후 3시에 열리며 7월 25~2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오후 7시 30분 진행)
이번 공연은 가신(家神) 신앙의 일종으로 제석신, 수명신 등 명칭으로 불려 온 ‘생산신’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진도 여인들의 강인한 생명력, 대를 이어가며 지속하는 삶에 대한 숭고한 의지 등을 담았다.
공연명 ‘따님애기’는 제석 굿판에서 연행되던 천신 제석을 여주인공의 이름에 따라 ‘제석님네 따님애기’, ‘서장애기’, ‘당금애기’ 등으로 불러왔던 데서 착안했다. 총연출은 유희성 감독이며 작곡 및 지휘에 강상구, 예술감독은 노부영이 맡았다. 국악원 국악연주단 및 객원단원들이 출연할 예정.
‘바다’, ‘땅’, ‘섬’ 등으로 구성된 총 3막의 시놉시스는 이목을 끈다. 1막은 천지 구분이 힘든 세상 속에서 몰아치는 ‘흙 파도’가 생산신을 삼켜버린 모습을 극화한 ‘뒤집힌 바다’ 대목으로 시작한다.
이어 풍어를 약속하던 바다가 개벽(開闢)한 모습을 보며 돌아오지 않는 이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기다리는 여인들’, 육지에 닿지 못한 바다 사내들의 노래 ‘오지 않는 닻배노래’ 등이 각각 펼쳐질 예정이다.
고통받던 바다 여인들이 느끼는 애절한 마음을 가무악(歌舞樂)으로 형상화하는 2막 ‘땅’도 레퍼토리에 있다. ‘노동’ 대목에서는 축복받은 땅을 가꾸는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생산성의 위력을 그려낸다.
‘달을 머금은 여인들’ 대목은 태풍이 들이닥친 땅에 드리운 혼돈, 밤이 되어서 조가비와 함께 달빛을 받는 여인의 형상을 아름답게 표현할 예정이다.
생산신(따님애기)과 저승신의 대립을 통해 ‘진주 속 여인’이 등장하는 3막 ‘섬’도 이어진다.
저승신에 의해 목숨을 잃는 여인들, 그리고 생산신(당금)에 의해 회복되는 여인들을 동시에 묘사하며 생사의 업이 하나라는 사실을 함의한다. 공연 중 하늘에서 떨어지는 보따리는 ‘업’을 상징하며, 배우들은 천에 역동적으로 휘감기며 붉은 몸짓을 펼쳐낸다.
생과 죽음의 대결을 형상화한 ‘씻김 살풀이’도 있다. “진도 씻김굿의 독창적 기법과 움직임, 패러다임의 확장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연출 기법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살풀이를 통해 극중 죽음의 문턱을 넘어 저승신을 만나는 ‘당금의 아기들’의 한을 위무한다. 당금이 저승신에게 애절한 부탁을 하자 저승신은 ‘탯줄’을 상징하는 밧줄에 과거·미래의 카르마를 묶어 올려 보낸다.
이후 생산신이 저승신을 안아서 잠재우고, 당금이 두 신을 포개며 ‘생과 사는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끝으로 전설 속 시간을 견뎌내는 진주들의 이야기 ‘보배’가 대미를 장식한다.
국악원 기획공연담당 박장원 주무관은 “국악원 개원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이번 공연은 험난한 시간을 이겨 낸 진도의 문화유산 ‘따님애기 당금’을 소재로 펼쳐질 예정이다”며 “작중 등장하는 ‘진주’는 보배로운 섬 진도의 회복력을 상징하는데 ‘생’에 대한 숭고한 의지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고 했다.
무료 관람. 국악원 홈페이지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생산신’마저 삼킨 뒤 잠잠해진 바다에서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여인들의 연대가 시작된다. 남편을 잃고 시난고난한 세월을 견딘 진도 여인들의 강인한 정신이 진도씻김굿에 실린다.
이번 공연은 가신(家神) 신앙의 일종으로 제석신, 수명신 등 명칭으로 불려 온 ‘생산신’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진도 여인들의 강인한 생명력, 대를 이어가며 지속하는 삶에 대한 숭고한 의지 등을 담았다.
이어 풍어를 약속하던 바다가 개벽(開闢)한 모습을 보며 돌아오지 않는 이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기다리는 여인들’, 육지에 닿지 못한 바다 사내들의 노래 ‘오지 않는 닻배노래’ 등이 각각 펼쳐질 예정이다.
고통받던 바다 여인들이 느끼는 애절한 마음을 가무악(歌舞樂)으로 형상화하는 2막 ‘땅’도 레퍼토리에 있다. ‘노동’ 대목에서는 축복받은 땅을 가꾸는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생산성의 위력을 그려낸다.
‘달을 머금은 여인들’ 대목은 태풍이 들이닥친 땅에 드리운 혼돈, 밤이 되어서 조가비와 함께 달빛을 받는 여인의 형상을 아름답게 표현할 예정이다.
생산신(따님애기)과 저승신의 대립을 통해 ‘진주 속 여인’이 등장하는 3막 ‘섬’도 이어진다.
저승신에 의해 목숨을 잃는 여인들, 그리고 생산신(당금)에 의해 회복되는 여인들을 동시에 묘사하며 생사의 업이 하나라는 사실을 함의한다. 공연 중 하늘에서 떨어지는 보따리는 ‘업’을 상징하며, 배우들은 천에 역동적으로 휘감기며 붉은 몸짓을 펼쳐낸다.
생과 죽음의 대결을 형상화한 ‘씻김 살풀이’도 있다. “진도 씻김굿의 독창적 기법과 움직임, 패러다임의 확장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연출 기법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살풀이를 통해 극중 죽음의 문턱을 넘어 저승신을 만나는 ‘당금의 아기들’의 한을 위무한다. 당금이 저승신에게 애절한 부탁을 하자 저승신은 ‘탯줄’을 상징하는 밧줄에 과거·미래의 카르마를 묶어 올려 보낸다.
이후 생산신이 저승신을 안아서 잠재우고, 당금이 두 신을 포개며 ‘생과 사는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끝으로 전설 속 시간을 견뎌내는 진주들의 이야기 ‘보배’가 대미를 장식한다.
국악원 기획공연담당 박장원 주무관은 “국악원 개원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이번 공연은 험난한 시간을 이겨 낸 진도의 문화유산 ‘따님애기 당금’을 소재로 펼쳐질 예정이다”며 “작중 등장하는 ‘진주’는 보배로운 섬 진도의 회복력을 상징하는데 ‘생’에 대한 숭고한 의지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고 했다.
무료 관람. 국악원 홈페이지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