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동물보호소 ‘나주천사의집’ 문 닫는다
2024년 03월 13일(수) 20:30
허가 받고 지은 축사 진입로 매입 못해 건축 허가 불발
사설보호소 신고제 등록 요원…2026년부터 추가 벌금

철거 중인 나주천사의집 <나주천사의집 제공>

개농장에 갇히거나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동물을 보살피던 동물보호소 ‘나주천사의집’이 문을 닫게 됐다.

나주천사의집 관계자는 13일 “나주천사의집에 대한 건축 허가 및 진입로 포장공사 등 양성화 계획이 모두 중단돼 폐쇄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 2013년 나주시 부덕동에 세워진 동물보호소로, 현재 개 80마리, 고양이 등을 포함해 총 130여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1은 나주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했던 동물이며, 3분의 2는 불법 개농장에서 구출됐다.

나주천사의집은 보호 유기동물이 늘어나자 견사와 울타리를 증축했는데, 이것이 화근이 됐다.

나주시는 지난 2021년 나주천사의집이 건축법을 위반해 견사·울타리를 증축했다며 철거명령을 내렸다. 나주천사의집은 이후 2년간 견사 등 40%를 철거하고 사설보호소로서 정식 허가를 받은뒤 새 부지를 구했다.

하지만 축사 건축 허가를 위해 필요한 진입로를 매입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20m 길이의 진입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땅 주인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주천사의집 관계자는 “주변 시세에 따라 가격을 책정해 진입로 땅을 구입하려 했으나, 땅 주인은 그보다 2배 높은 가격을 요구해 매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 지원 없이, 시민들의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보호소가 무허가 건축물에 따른 이행강제금과 더불어 값비싼 땅값을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사설보호소 등록도 할 수 없어 2026년부터는 미등록에 따른 추가 이행강제금까지 내야 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 나주천사의집 측 설명이다. 나주천사의집은 이달부터 후원받은 부지매입비를 반환하는 절차에 돌입했으며, 동물 구조 역시 중단했다.

나주천사의집 관계자는 “5년 이내 차근차근 보호소를 정리할 계획”이라며 “나주천사의집 이름을 버리고 주변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300평 규모의 땅을 찾아 새 보호소를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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