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차출 딜레마…전남은 의료 공백
2024년 03월 11일(월) 20:40
23명 타지역 파견에 지역 19개 보건지소 공보의 무더기 공석

전공의 집단이탈 3주째인 11일 오전 광주시 동구 조선대병원에서 응급환자들이 복도를 지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하자 지역 거점국립대병원에 공보의와 군의관을 파견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놓은 공중보건의(공보의) 차출 대책이 되레 지역 공공의료 기반을 취약하게 만들고 의료사고 위험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정부가 의료 취약지인 전남지역에 근무하는 공보의 23명을 상급병원으로 보내 전남 19개 보건지소의 공보의가 무더기 공석 상태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정부 지침으로 전남에 근무하는 공보의 267명(의학 분야) 중 8.6%인 23명이 서울, 광주, 충북 등 도시지역 병원으로 4월11일까지 파견됐다.

통상 보건소에는 2∼3명, 보건지소에는 1명의 공보의가 근무하지만 이번 파견에 보건소 공보의가 4명, 보건지소 공보의 19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7명), 서울 아산병원(7명), 화순전남대병원(6명), 전남대병원(1명), 충북대병원(1명), 서울 국립중앙의료원(1명)에 배치됐다.

결국, 전남 19곳의 보건지소에는 공보의가 없게 된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응급상황을 고려해 섬지역 공보의는 파견대상에서 제외하고 내륙 지역 공보의 위주로 파견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공의료가 취약한 전남의 경우 공보의들이 다른 지역과 상급병원으로 파견되지 않도록 배려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보의 차출로 공백이 생긴 보건지소에 오는 환자들을 위해 인근 시·군 보건소에 순회진료를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전남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에 보건기관의 비대면 원격진료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대병원에서 숙련도가 낮은 1년 차 간호사를 대거 수술실 진료 보조(PA) 간호사로 배치해 병원 노조 측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전남대병원이 최근 폐쇄한 병동의 진료과 간호사 62명(본원 45명·분원 17명)을 한꺼번에 PA 간호사로 신규 발령 냈다”고 “일반간호사가 PA 간호사 업무를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는데, 숙련도가 낮은 간호 인력까지 PA 간호사로 발령 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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