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로 ‘예술가 꿈’ 빚어요
2023년 12월 20일(수) 20:45
국립광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리모델링 마치고 다음달 2일 개관
‘오밀조밀 도자정원’ 등
20여개 체험프로그램 운영

광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3년 여에 걸친 리모델링을 마치고 내년 1월 2일 재개관한다. 사진은 ‘철썩철썩! 보물선!’ 체험 코너.

예로부터 도기(陶器)는 화초를 담거나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되기도 했다. 선조들은 윤기없고 무른 질그릇 하나라도, 그 안에 탁주 한 사발을 담고 이야기꽃을 피워 낼 줄 아는 지혜가 있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 내는 도예품 하나는, 인내심과 검박함을 깨달아가는 매개가 되기도 했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 어린이박물관이 3년여에 걸친 리모델링을 마치고 ‘조물조물 꿈을 빚는 도자기’를 주제로 내년 1월 2일 재개관한다. 이에 앞서 20일 오전 어린이박물관에서 새단장한 공간을 사전에 둘러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애령 관장을 비롯해 아시아문화전당 김상욱 기획운영관, 광주시 유아교육진흥원 김경례 원장, 동강대부설어린이집 7세반 어린이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실 남도 도자문화는 백제의 해상교통로를 따라 발전한 차(茶)문화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도자기 산업도 발전해 왔다. 광주·전남 도예에는 오묘한 변화, 투박하고 심미적인 남도인의 성정이 녹아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고급스럽지만 차가운 느낌을 주는 강진 청자부터 서민적이고 부드러운 해남 청자 등 그 스팩트럼도 넓다. 도자문화가 인류 문명과 지역의 발달·변천사와 궤를 함께 해온 것.

이번 개막식에서 어린이들은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전시관 안을 탐방하며 고사리손으로 직접 도예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전시관은 총 7개의 소주제와 20여 개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아이들은 다양한 재료 속에서 도자기를 찾는 ‘토닥토닥 흙과 도자기’ 코너부터 모션인식 체험으로 도자기 무늬를 표현하는 ‘오밀조밀! 도자 정원!’ 등에 참여했다.

이애령 관장은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 공간을 우리 전통문화예술, 그중에서도 도자기 문화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 채웠다”며 “박물관을 견학하는 어린이들이 문화적 감수성을 충전하고, 성장의 자양분을 얻어 미래의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지도 선생님 설명에 따라 도자기를 굽는 가마 모형의 전시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타닥타닥 도자 가마!’ 코너에서는 호응이 가장 좋았다. 몸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꽃과 도자기 무늬를 볼 수 있었는데, 폴짝폴짝 뛰면서 가마 속 불꽃 그 자체가 되어보는 콘텐츠였다. 빨간불, 노란불, 하얀불, 파란불 등 아이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불꽃이 일었다. 몰입형 콘텐츠를 처음 경험해보는 어린이들은 두눈을 동그랗게 뜨며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어린이 박물관은 ‘살아’ 있었다.

콘텐츠가 범람하는 뉴미디어 시대, 어린이박물관 컨셉을 ‘도예’로 잡았다는 점이 신선하다. 모션인식, 도자기 사진찍기 프로그램, 인터랙티브 체험, 신체놀이 등 20여 개 프로그램은 도자기를 소재로 몰입감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일 총 5회 운영, 사전예약을 통해 회당 80명으로 관람인원을 제한한다. 1회 50분 진행하며 6~10세 어린이들에게 적합하다. 무료 관람.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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