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혹독한 겨울나기 꼼꼼한 지원 나서야
2023년 12월 15일(금) 00:00
광주시 동구의 쪽방촌 주민 열 명 가운데 일곱 명 꼴로 제대로 된 난방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수급비로 생계를 이어가다 보니 난방비 부담을 우려해 강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광주시 동구는 대인동 175세대, 계림1동 112세대 등 총 287세대 쪽방촌 주민의 생활환경을 조사한 ‘쪽방촌 실태조사 최종 용역보고회’를 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 45.7%가 겨울철 난방을 하지 못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으며 난방 기구로는 68.8%가 전기장판에 의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시가스 이용자는 13.1%, 전기패널 10.0%, 기름보일러 3.8% 등의 순이었다.

2평도 안 되는 방에서 23년째 달방 생활을 이어 온 A씨는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는 냉골방에서 전기장판에 의지하며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A씨는 “비도 새고 불편하기 이를 데 없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갈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며 “월 67만원 기초생활수급비만 받고 생활하려면 월 20만원 달방에서 사는 것 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주거환경의 불편한 점으로 32.5%가 식사 문제를 꼽았으며, 24.6%가 난방·누수·습기 문제라고 답했다. 이같은 불편한 주건환경으로 주민 62.5%가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이라고 응답했다.

사실, 쪽방촌 주민은 독거 노인 등 의지할 데가 없는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주변에 돌봐줄 가족이 없다 보니 식사를 거르기 일쑤고 아파도 병원에 가기가 힘들다. 따라서 지자체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이 안전한 겨울나기를 하도록 꼼꼼하게 현장을 점검해야 한다. 식비 지원을 위한 쿠폰을 보급하거나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이웃의 따뜻한 배려와 온정의 손길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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