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의 꿈과 생명, 자연과 문화를 담다
2023년 11월 07일(화) 21:15 가가
김금옥·박철수·송은순·오상조·전지현·채수웅, 사진집 ‘영산강’ 발간
담양 가막골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풍경 2년에 걸쳐 작품 180점 담아
담양 가막골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풍경 2년에 걸쳐 작품 180점 담아
무안 몽탄의 영산강 느러지는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 강폭이 넓은 이곳은 오랜 세월 유장한 물길이 만든 승경이다. 능수버들처럼 낭창하게 휘어진 부드러운 자태는 무엇에 비할 바 없이 아름답다.
어떤 이들은 이곳을 ‘태극문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역경에 나오는 태극(太極)이라는 이 어휘는 ‘하늘과 땅이 생기기 이전’을 뜻한다. 그만큼 이곳은 상징적인 장소이자 영산강을 대표하는 풍광이다. 해질녘 쏟아지는 햇살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남도인의 성정과 문화와 예술이 겹쳐진다.
영산강의 꿈과 생명, 자연과 문화를 담은 사진집이 출간돼 화제다.
사진가 6명이 최근 펴낸 ‘영산강’(윤진)은 발원지 담양 가막골부터 목포 하구언까지를 실답게 담았다. 김금옥, 박철수, 송은순, 오상조, 전지현, 채수웅 등 모두 6명은 2년에 걸쳐 영산강의 풍경을 앵글에 담았다. 작품은 모두 180점.
박철수 사진가는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2년간 촬영을 했으며 작업까지는 모두 3년이 걸렸다”며 “책에는 개인당 약 30여 점씩이 수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산강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들이 숨겨져 있었는지는 몰랐다”며 “새벽에 촬영을 주로 갔는데 그때마다 수려한 풍경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영산강을 주제로 사진집을 내기로 한 것은 오상조 전 광주대 사진학과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오 교수가 지금은 디지털 갤러리로 바뀐 운주사 천불천탑 사진문화관 관장으로 있을 당시 사진 강좌를 열었는데, 거기에서 강사와 수강생으로 만난 것.
박철수 사진가는 “사진을 배우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의외로 ‘영산강’을 주제로 한 사진집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누군가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단초가 돼 6명이 의기투합을 했다”고 언급했다.
사실 인류의 문화와 문명은 강을 근거로 태동했다. 세계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강을 중심으로 발현됐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을 근거로 남도인들의 삶과 기질, 문화, 예술이 형성됐음은 불문가지다.
사진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먼저 1부 ‘영산강은 흐른다’는 발원지인 가막골 용소에서부터 목포 하구언을 아우르는 136km의 중심 흐름을 토대로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담았다. ‘황룡강 장록 습지’, ‘광주호’, ‘나주 구진포’ 등을 만날 수 있다.
2부 ‘영산강 사람들의 삶과 문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강변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 ‘광주 서창만드리축제’, ‘광주 무등산 샘굿’ 등 생생한 장면이 수록돼 있다.
영산강 8경을 볼 수도 있다. 3부에서는 ‘영산호’, ‘무안 식영정’,‘나주 석관정’, ‘나주 죽산보’, ‘금성상운’, ‘광주 승천보’, ‘광주 풍영정’, ‘담양 습지’는 오래도록 눈에 담아 두고 싶은 절경들이다.
마지막 4부는 ‘오상조의 영산강 에필로그’로 구성돼 있다. 흐린 날 강에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의 모습을 비롯해 복사꽃이 핀 언덕의 풍경, 배꽃이 흩날리는 장면은 서정적이면서도 여운을 준다.
‘타오르는 강’ 등 영산강을 모티브로 작품을 썼던 문순태 소설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민중 지향적 정서는 정치적 탄압과 소외 속에서도 찬란한 영산강 문화를 꽃피웠다. 소외당하고 빼앗기고 짓밟힘을 당해온 민초들의 점액질 한은 판소리로 표출되었고 선비들의 은일과 서정은 가사문학과 서화를 발전시켰다”며 “이제부터는 영산강의 인문학적 가치와 그 비전을 말할 때이다. 이 시대의 중심적 화두는 강을 통하여 삶의 가치를 인식하고 배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어떤 이들은 이곳을 ‘태극문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역경에 나오는 태극(太極)이라는 이 어휘는 ‘하늘과 땅이 생기기 이전’을 뜻한다. 그만큼 이곳은 상징적인 장소이자 영산강을 대표하는 풍광이다. 해질녘 쏟아지는 햇살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남도인의 성정과 문화와 예술이 겹쳐진다.
사진가 6명이 최근 펴낸 ‘영산강’(윤진)은 발원지 담양 가막골부터 목포 하구언까지를 실답게 담았다. 김금옥, 박철수, 송은순, 오상조, 전지현, 채수웅 등 모두 6명은 2년에 걸쳐 영산강의 풍경을 앵글에 담았다. 작품은 모두 1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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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작 ‘화순 효산리 고인돌’ |
그러면서 “영산강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들이 숨겨져 있었는지는 몰랐다”며 “새벽에 촬영을 주로 갔는데 그때마다 수려한 풍경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고 덧붙였다.
박철수 사진가는 “사진을 배우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의외로 ‘영산강’을 주제로 한 사진집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누군가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단초가 돼 6명이 의기투합을 했다”고 언급했다.
사실 인류의 문화와 문명은 강을 근거로 태동했다. 세계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강을 중심으로 발현됐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을 근거로 남도인들의 삶과 기질, 문화, 예술이 형성됐음은 불문가지다.
사진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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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작 ‘나주 삼한지’ |
2부 ‘영산강 사람들의 삶과 문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강변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 ‘광주 서창만드리축제’, ‘광주 무등산 샘굿’ 등 생생한 장면이 수록돼 있다.
영산강 8경을 볼 수도 있다. 3부에서는 ‘영산호’, ‘무안 식영정’,‘나주 석관정’, ‘나주 죽산보’, ‘금성상운’, ‘광주 승천보’, ‘광주 풍영정’, ‘담양 습지’는 오래도록 눈에 담아 두고 싶은 절경들이다.
마지막 4부는 ‘오상조의 영산강 에필로그’로 구성돼 있다. 흐린 날 강에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의 모습을 비롯해 복사꽃이 핀 언덕의 풍경, 배꽃이 흩날리는 장면은 서정적이면서도 여운을 준다.
‘타오르는 강’ 등 영산강을 모티브로 작품을 썼던 문순태 소설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민중 지향적 정서는 정치적 탄압과 소외 속에서도 찬란한 영산강 문화를 꽃피웠다. 소외당하고 빼앗기고 짓밟힘을 당해온 민초들의 점액질 한은 판소리로 표출되었고 선비들의 은일과 서정은 가사문학과 서화를 발전시켰다”며 “이제부터는 영산강의 인문학적 가치와 그 비전을 말할 때이다. 이 시대의 중심적 화두는 강을 통하여 삶의 가치를 인식하고 배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