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이 넘은 노(老) 시인의 시를 향한 열망
2023년 11월 06일(월) 21:05 가가
진헌성 시인 시전집 제17권 ‘비찌락’ 펴내
“살갗을 태우던 뙤약볕도 이겨내고 맨드라미, 코스모스 곱게 핀 가을입니다. 지난번 넉넉지 않은 문인께서 제 16시집 출판기념회를 지극히 화려하고 의미 깊게 열어 주신 것은 시인이 되고 나서 지금껏 첫 번째 출판기념회였기에 큰 감동과 해일 같은 감사함이 마음 깊숙이 적셔졌습니다.”
올해 만 91세인 진헌성 시인(진내과 원장)이 시전집 제17권 ‘비찌락’을 펴냈다.
시인은 지금까지 쓴 1만3180수에 이번 작품 61수를 더하면 모두 1만3241수라는 작품을 보유하게 된다. 구순이 넘어서도 끊임없이 시심을 퍼내는 노(老) 시인의 열정의 끝은 어디일지 감탄하게 된다.
이번 시집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빗자루’의 방언 (전라)을 뜻하는 ‘비찌락’은 말맛이라는 정겨움을 선사한다. 물론 그 시어가 함의하는 본질적은 의미는 간단치 않을 것이다.
“먼지나 쓰레기를 쓰는 도구로/ 마당비·방비·물비 등/ 전라도 방언으로 비를 비찌락이라고도// 적막을 쓰는 갓난이 울음소리부터, 광야를 쓰는 비바람 소리도 있고/ 마음을 쓰는 하안거·동안거에 산사의 참선도/ 심지어는 토굴면벽의 고행도 있는가 하면/ 예수의 십자가도 있다”
‘비찌락’의 전문을 읽다 보면 ‘비찌락’의 쓸모가 무한대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부터 종교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소용은 무한대로 넓어진다.
한편으로 화자의 심중에는 시끄럽고 탐욕에 물든 정치판의 오물부터 쓸어 담아야 하지 않나, 라는 사유 등이 담겨 있는 것도 같다. 혹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뇌리에 남은 회오나 회한 같은 일들도 ‘비찌락’으로 정갈히 쓸고 싶은 것인지 모른다.
시집의 표지 제호 및 내지 제호는 담헌 정명옥의 글이며, 표지 캐리커처는 김종두 화백이 그렸다.
진 시인은 “시인으로 생을 살아오는 동안 곁에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이 능소화 피어나듯 떠오른다”며 “두루 찾아 뵙고 인사드려야 하나 여기서 엎디어 변변찮은 시집으로 인사 올린다”고 밝혔다.
한편 진 시인은 1970년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물성의 시집’ 제1권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시집들을 펴냈으며 광주문학상, 해동문학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 대한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문학적 성취를 일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인은 지금까지 쓴 1만3180수에 이번 작품 61수를 더하면 모두 1만3241수라는 작품을 보유하게 된다. 구순이 넘어서도 끊임없이 시심을 퍼내는 노(老) 시인의 열정의 끝은 어디일지 감탄하게 된다.
이번 시집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빗자루’의 방언 (전라)을 뜻하는 ‘비찌락’은 말맛이라는 정겨움을 선사한다. 물론 그 시어가 함의하는 본질적은 의미는 간단치 않을 것이다.
![]() ![]() |
진헌성 진내과 원장 |
한편으로 화자의 심중에는 시끄럽고 탐욕에 물든 정치판의 오물부터 쓸어 담아야 하지 않나, 라는 사유 등이 담겨 있는 것도 같다. 혹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뇌리에 남은 회오나 회한 같은 일들도 ‘비찌락’으로 정갈히 쓸고 싶은 것인지 모른다.
시집의 표지 제호 및 내지 제호는 담헌 정명옥의 글이며, 표지 캐리커처는 김종두 화백이 그렸다.
진 시인은 “시인으로 생을 살아오는 동안 곁에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이 능소화 피어나듯 떠오른다”며 “두루 찾아 뵙고 인사드려야 하나 여기서 엎디어 변변찮은 시집으로 인사 올린다”고 밝혔다.
한편 진 시인은 1970년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물성의 시집’ 제1권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시집들을 펴냈으며 광주문학상, 해동문학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 대한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문학적 성취를 일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