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대병원 교수, “필수 의료 산부인과, 분만 인프라 구축 시급”
2023년 11월 03일(금) 01:08
17일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6주년 기념 심포지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하며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정부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저출산 문제는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 소멸위기로까지 여겨지는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와 줄어드는 산부인과 지원 전문의, 산부인과 병원 감소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7일 오후 3시 전남대병원 6동 8층 백년홀에서 전남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개소 6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이 심포지엄에서 김윤하 전남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센터장이 기조발제에 나선다.

김 센터장은 “비혼 현상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중 무엇보다 결혼적령기의 남녀가 결혼해 자식을 낳아 기를 수 있는 경제적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며 “높은 집 값과 사교육비를 낮추고 불안정한 고용상황을 개선하며, 임금을 현실화시키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의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출산휴가와 보육휴가에 대한 보장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공의들이 산부인과를 꺼리는 현상으로 귀결되는 의료 소송 등 의료적인 부분에서 풀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산부인과가 의료사고에 민감한 이유는 태아와 임신부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질병이 있지만 특히 뇌성마비는 대부분 산전 원인에 의하고 분만과정과 연관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생아에게 뇌성마비가 발생하면 산부인과 의사에게 책임을 지우는게 빈번하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주는 방안을 도입해야 필수의료인 산부인과을 지원하는 소신있는 전공의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분만 담당 전문의 감소와 산부인과 병·의원 감소도 심각하다. 김 센터장은 “산부인과 전공의 감소뿐만 아니라, 전문의들마저도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평가된 분만수가 등으로 인한 병·의원의 경영 악화도 심각하다”며 “분만실 특성상 365일 24시간을 응급상황에 노출돼 있는 상태로 근무여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응급실과 달리 응급 의료 수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 외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센터장은 의료 수가를 대폭 인상하거나, 모자보건 관련 복권 발행이나 담배·주류에 모자보건 세금을 부가하는 방법 등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분만 시설 확충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산모의 고령화, 다태임신의 증가, 조산·임신중독증 등 고위험 임산부 증가가 뚜렷한 만큼 이들을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위험 임산부 진료 건수가 크게 늘고 있어 권역별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대한 인적, 재정적 지원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출산하는데 자유로울 수 있도록 경제·사회적 부담을 줄여주고, 분만 인프라 붕괴상태에 직면한 산부인과 의료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정부가 의료 사고, 인적·시설적 위험요인을 해결해 안전한 분만이 이뤄짐과 동시에 저출산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깊이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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