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새 전시관, 공사비 상승에 설계 변경 ‘논란’
2025년 12월 14일(일) 19:50
비엔날레 주차장 활용…예타보다 사업비 올라 실시설계 조정 불가피
개관 1년 늦어져 2028년 예상…예산 추가 확보 노력없이 시설 축소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시가 새롭게 조성하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의 설계 변경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관 건립비용 등 사업비가 당초보다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뤄지는 조치로 보인다.

이 같은 설계 변경은 국제공모를 거친 당선작을 변경하는데다 비엔날레 위상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시에 따르면 오는 2027년 개관 예정인 비엔날레 전시관은 현 비엔날레 주차장 부지인 북구 매곡동 400번지 일원 3만4925㎡에 총사업비 1182억원을 투입해 전시관 2만2776㎡, 주차장 9500㎡ 규모로 추진됐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할 당시 2020년에 비해 인건비, 자재비 등 상승으로 공사비가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현재 중간설계를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비 집계를 한 결과, 예비타당성을 실시할 때와 비교해 공사비가 많이 올랐다”며 “한정된 예산 범위에서 건축을 해야 하므로 실시설계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보다 1만3000㎡ 줄어든다. 지하주차장이 약 1만㎡인데 이것을 지상으로 올리면 공사비가 절감된다”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시설 규모를 축소할 계획으로 다목적 사용관, 창고, 물품보관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새 전시관이 당초 지상 4층, 지하 2층 구조였지만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변경된다는 것이다.

시는 불필요한 시설을 줄이는 쪽으로 설계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9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문체부 최종 승인이 나면 공사 착공은 12월께로 예상돼, 새 전시관 개관은 당초보다 1년 후인 2028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결정된 당선작 설계 변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예산 추가 확보에 앞서 규모를 축소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뒤따른다. 한편으로 차제에 건물의 랜드마크화를 위해 하드웨어에 치중하기보다 실질적인 전시,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문화계 인사 A씨는 “기획단계에서 예산을 적게 잡아 이후 예산에 맞춰 규모를 축소해 ‘품질’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연유로 광주에는 내세울만한 공공건축물이 건립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엔날레 전시관도 예산에 맞춰 설계를 조정하는 것은 현상설계 취지에도 맞지 않고 사실상 다른 안을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용도와 목적에 맞는 건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요 시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세밀하게 마련해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간을 크게 짓는 것보다 기존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계 인사 B씨는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경향을 이번에는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미술의 트렌드가 아트페어 등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2년에 1회 열리는 비엔날레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공간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했다.

문화계 인사 C씨는 “‘현대미술의 1번지’인 비엔날레는 새로운 트렌드와 담론, 앞서가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비엔날레 정체성에도 부합된다”며 “비엔날레는 갤러리가 아닌 행사를 위한 공간이므로 건물 자체보다는 ‘공간성 확보’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는 내년 2월까지 규모 및 중간 설계를 진행하고 3월 설계적정성 검토(조달청)를 거쳐 9월에 실시설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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