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에 따스한 바람이 닿기를”
2023년 10월 29일(일) 21:35 가가
이호동 교사 에세이 ‘따스한…’
학창시절 겪은 피해 경험 등 담아
피해자와 가족에 건네는 위로
삽화는 영어교사 박소영씨가 그려
학창시절 겪은 피해 경험 등 담아
피해자와 가족에 건네는 위로
삽화는 영어교사 박소영씨가 그려
“지금도 어딘가에서 언제 죽을까, 어떻게 죽을까, ‘나 죽어도 우리 가족들 행복해야 할 텐데’라며 죽음을 생각하며 걱정과 고민을 하는 우리의 여린 자녀들을 어떻게든 돕고 싶었습니다. 저에게는 그 부분이 가장 간절했어요.”
올해로 교직생활 19년차인 이호동 교사는 ‘사명’이 있다. 광주 경신중 과학교사인 그는 작가와 강연가, 학교폭력예방운동가, 전문상담가 등 다양한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표는 한 가지. “학교 폭력 예방과 근절에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 작가에게는 남모를 아픔이 있다. 그 또한 과거 학창시절 때 학교폭력 피해자였다. “그 누구도 과거의 나처럼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겠다. 또한 가해자도 되지 않게 하겠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는 모든 관심이 ‘학폭 예방’에 집중됐다.
이 교사가 최근 시와 에세이를 담은 ‘따스한 바람이 너에게 닿기를’(가현정북스)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 시절의 나처럼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그 가족들, 학폭으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분들에게 따스한 바람이 되고 싶어 글을 쓰고 전국을 다니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 ‘따스한 바람이 너에게 닿기를’은 그렇게 학폭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위안을 담고 있다. 또한 지난 19년간 노력해왔던 경험과 유가족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간간이 시로 풀어낸 사연들을 읽다보면 가슴 언저리가 묵직해지고 먹먹해진다.
그는 지난 2005년 3월 처음 교직을 시작할 때부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2년 전부터는 교실이 아닌 밖으로 나와 학폭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이 작가는 “희망을 품고 꿈을 꾸며 즐겁게 공부를 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학생들의 괴롭힘으로 세상을 져버리는 소식들을 종종 접하곤 한다”며 “그런 소식을 접한 날은 참담함과 가슴의 먹먹함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가 직접 쓴 시 가운데 피해 가족들이 많이 공감해준 작품이 있다. ‘달이 되련다’는 학폭을 견디다 못해 먼 길을 떠나버린 학생에 대한 애처로움을 담은 작품이다.
“저기 환한 달이 되련다/ 혼자 떠난 너의 초행길에/ 나는 너의 달이 되련다// 어디로 가느냐/ 갈 길은 아느냐/ 가다가 길 잃거든/ 나를 보고 가거라/ 나를 안고 가거라.”
책에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학폭 예방에 관한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이 교사는 전국의 학교에 교권을 지키고 학생을 지키는 ‘학교폭력예방 7중 시스템’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때는 1급 정교사 연수를 받는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담임 교사는 반 학생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반에서 학폭이 일어나면 누가 신고해 주지 않는 이상 알기가 쉽지 않죠.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학폭이 일어났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아요. 저 또한 교직 경험이 부족했던 시절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구요. 그 뒤 ‘단 1건의 학교폭력도 허락하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하고 연구의 연구를 거듭해 만든 것이 학교폭력예방 7중 시스템입니다.”
그가 제안하는 ‘학교폭력예방 7중 시스템’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학기 초 임원을 뽑을 때 임원의 조건으로 폭력을 신고해 줄 사람을 뽑는다’, ‘시시때때로 학폭사례 및 학폭예방 메시지 전달’, ‘칠판에 학폭 예방 내용을 365일 적어 놓는다’, ‘반톡방에 학폭 관련 뉴스 및 학폭 메시지를 전달한다’ 등이다.
이 교사는 “시스템을 반에 도입하고 난 뒤부터는 단 1건의 학교폭력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공유를 받은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적용해 증명해 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시스템은 학생을 지키겠다는 ‘교사의 사랑’이 담겨져 있기에 예방이 가능했다”며 “교사의 교권까지 지켜주는 이유는 이 시스템 안에는 학생의 행복을 바라고 학생을 살리겠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교육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절대 바뀌지 않는 최상의 가치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생은 부모를 보고, 선생님을 보고 자라기에, 학생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어떤 학생도 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딘가에서 지옥 같은 나날을 힘겹게 버텨가는 여린 꽃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위로해주고 싶었다. 안아주고 싶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이 간절함이 그들에게 따스한 바람이 되기를. 이제는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한편 책에는 이 작가의 부인인 그림작가 박소영 씨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수록돼 있다. 영어교사인 박 씨는 남편의 책 출간을 위해 직접 그림 공부를 배웠다는 후문이다. 글과 어우러진 삽화는 향기와 따스함을 전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 작가에게는 남모를 아픔이 있다. 그 또한 과거 학창시절 때 학교폭력 피해자였다. “그 누구도 과거의 나처럼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겠다. 또한 가해자도 되지 않게 하겠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는 모든 관심이 ‘학폭 예방’에 집중됐다.
“청소년 시절의 나처럼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그 가족들, 학폭으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분들에게 따스한 바람이 되고 싶어 글을 쓰고 전국을 다니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 ![]() |
이호동(오른쪽)·박소영 부부 교사 |
이 작가는 “희망을 품고 꿈을 꾸며 즐겁게 공부를 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학생들의 괴롭힘으로 세상을 져버리는 소식들을 종종 접하곤 한다”며 “그런 소식을 접한 날은 참담함과 가슴의 먹먹함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가 직접 쓴 시 가운데 피해 가족들이 많이 공감해준 작품이 있다. ‘달이 되련다’는 학폭을 견디다 못해 먼 길을 떠나버린 학생에 대한 애처로움을 담은 작품이다.
“저기 환한 달이 되련다/ 혼자 떠난 너의 초행길에/ 나는 너의 달이 되련다// 어디로 가느냐/ 갈 길은 아느냐/ 가다가 길 잃거든/ 나를 보고 가거라/ 나를 안고 가거라.”
책에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학폭 예방에 관한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이 교사는 전국의 학교에 교권을 지키고 학생을 지키는 ‘학교폭력예방 7중 시스템’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때는 1급 정교사 연수를 받는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담임 교사는 반 학생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반에서 학폭이 일어나면 누가 신고해 주지 않는 이상 알기가 쉽지 않죠.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학폭이 일어났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아요. 저 또한 교직 경험이 부족했던 시절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구요. 그 뒤 ‘단 1건의 학교폭력도 허락하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하고 연구의 연구를 거듭해 만든 것이 학교폭력예방 7중 시스템입니다.”
그가 제안하는 ‘학교폭력예방 7중 시스템’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학기 초 임원을 뽑을 때 임원의 조건으로 폭력을 신고해 줄 사람을 뽑는다’, ‘시시때때로 학폭사례 및 학폭예방 메시지 전달’, ‘칠판에 학폭 예방 내용을 365일 적어 놓는다’, ‘반톡방에 학폭 관련 뉴스 및 학폭 메시지를 전달한다’ 등이다.
이 교사는 “시스템을 반에 도입하고 난 뒤부터는 단 1건의 학교폭력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공유를 받은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적용해 증명해 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시스템은 학생을 지키겠다는 ‘교사의 사랑’이 담겨져 있기에 예방이 가능했다”며 “교사의 교권까지 지켜주는 이유는 이 시스템 안에는 학생의 행복을 바라고 학생을 살리겠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교육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절대 바뀌지 않는 최상의 가치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생은 부모를 보고, 선생님을 보고 자라기에, 학생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어떤 학생도 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딘가에서 지옥 같은 나날을 힘겹게 버텨가는 여린 꽃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위로해주고 싶었다. 안아주고 싶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이 간절함이 그들에게 따스한 바람이 되기를. 이제는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한편 책에는 이 작가의 부인인 그림작가 박소영 씨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수록돼 있다. 영어교사인 박 씨는 남편의 책 출간을 위해 직접 그림 공부를 배웠다는 후문이다. 글과 어우러진 삽화는 향기와 따스함을 전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