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문학상 이은 시인 “시는 나의 내부에서 출현…살아있는 감각으로 다가와”
2023년 10월 17일(화) 19:55
윤동주는 국난 속 자아성찰한 시인
‘서시’ 애송…부끄럼 없는 삶 고민
현대사회 노동 현실 들여다 볼 것
제8회 동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은 시인은 “제게 부러움의 시인으로, 내성적이고 유약한 시인으로 비춰졌다”며 “그런데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느낀 점은 그는 조국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성찰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인은 “윤동주 시인이 돌아가신 후쿠오카 구치소 담벼락에 기대어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20대 청년 윤동주 시인이 감옥에 갇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은 시인 인터뷰.

-동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은.

▲나의 시는 어디에서 오는가? 나의 언어는 나의 체험에서, 나의 내부에서 출현한 것들이다. 그것들이 나의 심장을 뛰게 했고, 살아있는 감각으로 다가왔다.

-윤동주 시인의 어떤 시를 좋아하는가.

▲ ‘서시’를 좋아한다. 학창시절 책상 앞에 ‘서시’를 써서 붙혀놓고 늘 음미하면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사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곤 했다. 윤동주 시를 읽으면 문학이 왜 성찰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시 창작을 위해 어떻게 공부했나.

▲중요한 것은 시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고, 체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력이라고 생각한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허송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시 이외의 일을 찾아다녔다. 머리를 비우고 몸의 움직임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갔다. 물류창고나 공장에서의 체험들이 시로 다가왔다. 심야작업을 마치고 돌아와서 새벽에 단박에 씌여진 시들이 있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시들이라 부끄럽지만 거친 대로 읽을 맛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 창작 외에 어떤 활동 했나.

▲국어 교사를 하다가 논술학원을 운영했다. 어느 날, 문득 현대시를 가르치다가 “나도 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길로 중앙대 예술대학원에 입학했다. 2006년에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향후 계획은.

▲현대사회의 비인간적인 현실을 깊이 들여다보고, 핍진한 노동 현실을 시로 더 가멸차게 밀고 나가려한다. 그러나 현실이 곧 시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어떻게 미적으로 형상화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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