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IC 진출로 변경 ‘혈세 낭비’ 반면교사 삼아야
2023년 04월 21일(금) 00:00
광주시가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제2 순환도로 지산IC 좌측 진출로를 폐쇄하지 않고 주행 차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대신 보편적인 우측 진출입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진출입 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그제 지산IC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어 산수터널과 지산터널 사이 좌측 진출로 구간을 옹벽 조성과 성토를 통해 기존 순환도로와 높이를 맞춰 세 개 차로에서 네 개 차로로 확장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1∼3차로는 주행 차로, 맨 우측 4차로는 진출로로 사용하게 된다. 오른쪽으로 위치가 변경된 진출로는 터널과 거리를 늘려 시야·인지 반응에 필요한 거리(194m)보다 긴 215m를 확보하게 된다.

광주시는 1단계로 두암에서 소태 방향 진출로를 먼저 개설하고, 반대편인 소태에서 두암 방향 진입로 개설은 2단계로 추진할 예정이다. 새 방식은 좌측 진출로를 완전히 매몰하지 않고 90% 이상 다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미 건설된 조선대학교 사범대 진입도로와 연결해 교통체계를 효율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일단 터널과 이격 거리가 18m에 불과해 교통사고 위험도가 최대 14배나 높다는 진단을 받은 1차로상의 좌측 진출로를 폐쇄하지 않고 주행 차로로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미 77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데다 우측 진출로 개설에 49억 원 가량이 추가로 들어가는 만큼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광주시는 이번 사례를 향후 행정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을 무시한 결정이 이뤄진 과정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문제가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다시는 엉터리 행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존 완충 녹지를 도로로 바꾸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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