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첫 사과 전두환 손자, 그를 품어 준 광주
2023년 04월 03일(월) 00:00 가가
전두환 씨 손자 우원(27) 씨가 5·18 광주 학살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 시민에게 사죄했다. 5·18 학살 주범으로 꼽히는 전두환의 직계가족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가 비리를 폭로해 온 전 씨는 지난 31일 광주를 찾아 5·18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이날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전 씨는 “5·18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며 그 주범은 저의 할아버지 전두환”이라며 “저희 가족들뿐만 아니라 저 또한 죄인이다”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유족·피해자 대표로 참석한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 씨, 총격 부상자 김태수 씨, 폭행·고문 피해자 김관 씨에게 차례로 사죄했다. 이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18 첫 희생자인 김경철 열사와 공식 사망자 중 가장 어린 전재수 군, 행방불명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전 씨는 가는 곳마다 무릎을 꿇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 묘비와 영정 사진을 닦아 주며 애도를 표했다.
전두환 후손의 진심 어린 사죄 모습에 유족과 피해자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용기를 내 줘 감사하다”고 끌어안았다. 전 씨는 “죽어 마땅한 저를 광주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사죄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전 씨의 광주 방문 행보는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를 단독 인터뷰한 광주일보 유튜브 영상은 이틀 만에 77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43년이 다 되도록 밝혀내지 못해 응어리로 남은 “전두환은 학살자”라는 진실을 손자의 입을 통해서나마 확인하게 된 것에 대한 반가움 때문일 것이다. 그는 5·18 진상 규명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전 씨의 사죄를 계기로 또 다른 양심고백이 터져 나오길 기대한다.
그동안 일가 비리를 폭로해 온 전 씨는 지난 31일 광주를 찾아 5·18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이날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전 씨는 “5·18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며 그 주범은 저의 할아버지 전두환”이라며 “저희 가족들뿐만 아니라 저 또한 죄인이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