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이용 지하시설 안전 대책 강화해야
2022년 09월 29일(목) 00:05 가가
엊그제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나 일곱 명이 숨지고 한 명이 중태에 빠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시각이 오전 7시 45분께로 아울렛이 문을 열기 전이라 이용객들의 피해는 없었지만 불꽃이 인지 20~30초 사이에 여덟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유통시설조차 이 정도이니 다른 영세한 건물의 지하시설 화재 안전관리는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가능하다. 주차장 등 지하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환기가 잘 안되면 공기가 부족해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고 독성이 강한 일산화탄소로 인해 짧은 시간에 질식사로 이어진다. 또한 열과 연기가 잘 배출되지 않아 실내에 쌓이는 데다 피난 경로가 연기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되는 점도 지하시설이 위험한 이유다. 화재가 발생하면 정전으로 이어지는데 빛이 없는 지하시설의 경우 피난 방향을 찾지 못해 참사로 이어지기 쉽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해마다 30여 건의 지하시설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형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전처럼 다중이 모이는 대형 시설에서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처럼 전기차가 늘어나고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각별한 화재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 전기차의 경우 대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불이 나면 물로는 끌 수 없고 방화천으로 공기 유입을 차단해야 할 정도로 화재 진압이 어렵다.
때마침 광주시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22개 대형 시설에 대한 긴급 안점 점검에 나섰다. 내일까지 전기차 충전 및 전기 시설 유지 관리 상태, 소화·방화 시설에 대해 집중 점검한다고 한다. 다중이 이용하는 지하시설에 대해서는 더욱 꼼꼼히 검증하고 안전 대책을 보강함으로써 미연의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