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묘수 없나
2022년 07월 12일(화) 00:05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함평 이전 사업이 ‘공장 부지 용도 변경’에 발목을 잡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공장용지를 개발 이익이 큰 상업용지로 바꿔 달라는 금호타이어 측의 요청을 광주시가 법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노후화된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이전 부지 계약 보증금을 납부했다. 재정난이 심각한 금호타이어는 1조 2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이전 비용을 확보하려면 기존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으로 용도 변경해 높은 값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공장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 용도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관련 법은 지구단위계획 지정 대상 지역의 조건을 ‘유휴 토지나 대규모 시설의 이전 부지’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 사회에서 중국 자본인 금호타이어 측이 막대한 매각 자금만 챙기고, 신규 투자나 공공 기여에는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도 광주시엔 부담이다.

막대한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는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부지 매각에 차질이 빚어져 경영 정상화에 나서지 못할 경우 회사의 존폐마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 역시 공장 이전이 지연될 경우 송정역 일대를 물류·교통의 허브이자 산업·업무·주거 융복합 지구로 개발하려는 ‘송정역 KTX 투자 선도 지구’ 등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금호타이어는 사전 용도 변경에만 목을 맬 게 아니라 선제적 투자로 공장 이전과 향후 경영에 대한 명확한 비전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 역시 금호타이어가 많은 지역민을 고용하고 있는 지역 대표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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