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는 뇌졸중 환자 전국의 두 배라니
2022년 07월 06일(수) 00:05
광주·전남 지역 뇌졸중 환자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치료센터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대한뇌졸중학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2018년 발생한 뇌졸중 환자의 20%는 첫 번째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24시간 이내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전원(轉院) 환자의 비율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제주도는 9.6%로 가장 낮은 반면 전남은 44.6%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광주도 34.5%로 인천(14.1%)·서울(15.6%)·경기(16.4%) 등 수도권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광주·전남 뇌졸중 환자들의 전원 비율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기구를 뇌혈관에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 가능한 뇌졸중 전문 치료센터가 부족한 탓이다. 뇌졸중 치료센터는 수도권에 40곳, 대구·경북권 일곱 곳, 부산·경남권에 열 곳이 있지만 광주·전남권에는 단 두 곳(전남대·조선대 병원)밖에 없는 실정이다.

뇌졸중 치료에는 골든 타임이 가장 중요한데 통상 3∼6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한데 전남에는 전문 치료센터가 단 한 곳도 없어 환자들은 증상 발생 시 지역 종합병원에서 1차 응급 처치를 받은 뒤 광주로 이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020년 뇌혈관 질환 사망률도 전남이 22.5%로 도 단위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일분일초가 급한 생사의 기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졸중 환자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것이다. 특히 뇌졸중 환자 대대수가 고령 환자임을 감안하면 전남 등 고령화 비율이 높은 지역에 전문 치료센터와 인력을 서둘러 확충해야 한다. 정부는 뇌졸중 환자들이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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