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가족’ 비극 다시 없게 사회안전망 강화를
2022년 07월 05일(화) 00:30
이웃은 물론 친인척과도 단절된 삶을 사는 이른바 ‘고립된 가족’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유나(10) 양과 부모에 대한 장례식이 엊그제 치러졌다. 조 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사라진 뒤 29일 완도 송곡항 인근 바다에서 조 양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경제적 곤란뿐 아니라 조 양 모친의 공황장애 등 여러 사유가 겹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이들이 철저하게 고립 생활을 해왔다는 점이다. 경찰이 가족 세 명의 마지막 한 달간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발신 전화는 한 명당 다섯 통 안팎이었다. 이마저도 은행과 완도 펜션을 제외하면 일가족 세 명끼리 주고받은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지인 등을 대상으로 한 탐문조사 과정에서도 “가족끼리만 어울려 산 것 같다. 형제자매 등 가까운 사람과는 연을 끊다시피 해 전화도 왕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는 진술이 나왔다. 장례 기간 유가족은 물론 애도하는 조문객도 없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위험 신호를 보내는 이웃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에서 비롯된 참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통계청의 ‘2021년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위기 상황시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사회적 고립도)이 34.1%로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가장 높았다. 그만큼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1인 가구, 독거노인 등 주로 개인에 집중해 온 복지망을 가족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아울러 아동의 인권과 생명을 부모나 타인으로부터 보호할 제도적 장치도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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