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동 재개발, 원도심 역사 살리는 도시 재생으로
2022년 06월 30일(목) 00:05
광주는 언제부터인지 ‘아파트 도시’라는 명예롭지 않은 꼬리표가 붙어 있다. 4대문 안에 들어서면 첫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파트 빌딩 숲이다.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어 전국에서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된 지 오래다.

동구와 북구를 중심으로 재개발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와중에 광주시 북구 북동 일대에 지상 39층 규모로 2224세대를 짓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곳은 지난 2019년 말부터 땅 지분을 나눠 거래하는 ‘부동산 쪼개기’ 거래가 성행했던 곳이다.

초고층 고밀도 아파트를 짓기 위한 인허가 절차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세 번째 도전 만에 광주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 의결을 받아 냈다. 지난해 1차 심의에선 반려됐고 지난 3월 2차 심의 때는 재검토 결정이 났는데 이번 심의에서 조건부지만 통과된 것이다. 경관심의를 세 차례나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 만큼 광주시가 지역 권력 교체의 공백기를 이용해 어렵지 않은 조건을 달아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하다.

이를 두고 ‘북동을 지키는 사람들’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우는 행위라며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북동 재개발 사업 부지 안에는 근대 문화 유산인 북동성당은 물론 수창초등학교가 인접해 있다. 1980년 5·18 당시 계엄군과 시민군이 최초로 대치한 장소라는 역사적 의미도 크다. 근현대 소리 문화의 역사적 스토리도 가지고 있어 창의적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따라서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재개발 방식보다는 원도심의 역사 및 문화적 가치와 연계할 수 있도록 도시재생 뉴딜 사업 방식으로 개발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더 이상 원도심의 가치를 지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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