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여수산단 지하 배관 위치 잘 모른다니
2022년 06월 21일(화) 00:05 가가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지하에 매설된 배관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여수시민협의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4월 ‘석유화학 산업단지 배관 안전관리 실태’ 보고서에서 A사가 2009년에 설치한 지하 수소배관 등 19개 지하 배관 27㎞에 대한 위치 정보가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산단의 배관은 여수산단 공장들끼리 고압 가스나 화학물질을 주고 받기 위해 설치됐으며 전체 길이는 2092㎞에 달한다. 누락된 배관은 이 가운데 지하에 매설된 682㎞에 포함돼 있다.
문제는 감사원이 대책 마련을 주문했음에도 여수시가 관리되지 않는 배관의 위치 파악은 물론 보완 대책을 미루고 있다는 데 있다. 화학 공장이 대부분인 산단 특성상 고압 가스나 유독·위험물을 이송하는 배관일 경우 관로가 파손되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여수산단에서는 연평균 86.4건의 굴착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매설한 지 20년 이상 지난 배관의 부식·노후도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여수시는 2006년 45억 원을 들여 구축한 여수산단 GIS(지리정보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 방치한 데다 배관 관리·운영을 여수산단 측에 떠넘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피감독자에게 감독권을 넘긴 셈이다. 기존 GIS를 활용하지 않고 사장시킨 여수시는 또다시 산업부의 지원으로 지난 2018년부터 289억 원 투입해 여수산단 3D 배관 재난·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해 행정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화약고로 불리는 여수산단에서 위험물질이 오가는 지하배관은 시한폭탄과 같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사고의 위험을 방관하는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 여수시와 당국은 하루빨리 누락된 배관 위치 파악은 물론 배관별로 운반하는 물질을 점검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안전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여수시민협의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4월 ‘석유화학 산업단지 배관 안전관리 실태’ 보고서에서 A사가 2009년에 설치한 지하 수소배관 등 19개 지하 배관 27㎞에 대한 위치 정보가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산단의 배관은 여수산단 공장들끼리 고압 가스나 화학물질을 주고 받기 위해 설치됐으며 전체 길이는 2092㎞에 달한다. 누락된 배관은 이 가운데 지하에 매설된 682㎞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