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어린이날-정유진 코리아컨설트 대표
2022년 05월 16일(월) 00:45 가가
내가 사는 동네에는 늘 아이들과 청소년으로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아이들, 교복과 체육복을 입은 청소년들 그리고 그들을 픽업하는 차량들로 늘 혼잡한 거리에는 자기 몸집보다 큰 책가방을 메고 혼자 걸어가는 유치원생 같은 작은 아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비단 나만 볼 수 있는 동네 풍경이 아니다. 어느 동네마다 이런 매일이 반복되는데 어떻게 하면 이 나라의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아닌 게 아니라 매년 5월이면 가정과 교육 현장 그리고 사회를 향해,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해마다 조사하고 발표해 온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나아지고 있는 걸까?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은 전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했던 아동의 삶 만족도 조사 결과와 매칭되는 기사들은 ‘어린이 행복 지수 OECD 국가 최하위’ 등으로 제목마저 모두 같다. 뿐만 아니라 아동의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숙제·시험·성적 등 학업을 다룬 기사들도 같은 기사로 착각할 만한 각기 다른 기사들이다.
성적과 차별 탓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아이들이 늘고, 행복해지려면 돈이 무조건 우선이라고 응답하는 아이들의 연령이 점차 낮아진다는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 주는 참담한 일이다. 이는 사회나 부모가 암묵적으로 돈이 최고라는 여기는 걸 여실히 보여 주며, 그러한 어른의 가치관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반영하는 결과다. 유년 시절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낀 아이들은 청소년을 거쳐 어른이 되면 어떤 가정을 원할까? 그래서인지 부모가 되고 싶다고 여기는 기혼 부부가 최근 더욱 급격하게 줄어드는 통계는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30여 년 전 UN에서 만장 일치로 채택된 아동 권리 협약 31조 ‘놀 권리’에 관한 내용이다. 협약에는 한국도 함께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한 협약을 지키지 않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부모가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이렇다 할 조치도 취하지 못한 셈이다. 한국 아이들은 이런 놀 권리를 누리기는커녕 여전히 사회와 부모로부터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만 할 것을 강요받았다.
학교 정규 수업에서 국어·영어·수학 등의 과목과 더불어 죽음과 행복 등의 과목이 생긴다면 어떨까? 몇 년 전 호주에서는 죽음 교육을 국어·수학 외 정규 필수 수업 과목으로 책정하는 것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논의는 청소년은 죽음을 실감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아이들이 진정한 삶과 죽음에 대해 가족과 소통하고 훗날을 준비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실제 죽음 수업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 주목할 점은 과거에 비해 호주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사회 구성원 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아이들을 위해 바로 행동을 취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호주와 같은 죽음 외에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과목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바로 ‘행복’ 말이다.
사회와 부모 모두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다며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 주고 있다. 동화 작품 ‘행복한 왕자’를 쓴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아이들을 좋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The best way to make children good is to make them happy.)” 라고 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어버이날·부부의날이 있는 5월, 이미 어린이날이 지났으니 마음이 놓이는 어른도 있다. 하지만 일년 중 그 하루를 뺀 나머지 364일에도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기 위해서는 매일이 어린이날이여야 한다. 그저 어린이날 하루 선심 쓰듯 학원을 쉬게 해주고 특별한 선물이나 이벤트로 어린이임을 기념해 주는 날이 아닌, 아이들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그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어린이를 위한 날이 날마다 이어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지켜 줘야 할 아이들의 권리임을 잊지 말자.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은 전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했던 아동의 삶 만족도 조사 결과와 매칭되는 기사들은 ‘어린이 행복 지수 OECD 국가 최하위’ 등으로 제목마저 모두 같다. 뿐만 아니라 아동의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숙제·시험·성적 등 학업을 다룬 기사들도 같은 기사로 착각할 만한 각기 다른 기사들이다.
학교 정규 수업에서 국어·영어·수학 등의 과목과 더불어 죽음과 행복 등의 과목이 생긴다면 어떨까? 몇 년 전 호주에서는 죽음 교육을 국어·수학 외 정규 필수 수업 과목으로 책정하는 것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논의는 청소년은 죽음을 실감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아이들이 진정한 삶과 죽음에 대해 가족과 소통하고 훗날을 준비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호주에서 실제 죽음 수업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 주목할 점은 과거에 비해 호주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사회 구성원 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아이들을 위해 바로 행동을 취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호주와 같은 죽음 외에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과목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바로 ‘행복’ 말이다.
사회와 부모 모두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다며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 주고 있다. 동화 작품 ‘행복한 왕자’를 쓴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아이들을 좋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The best way to make children good is to make them happy.)” 라고 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어버이날·부부의날이 있는 5월, 이미 어린이날이 지났으니 마음이 놓이는 어른도 있다. 하지만 일년 중 그 하루를 뺀 나머지 364일에도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기 위해서는 매일이 어린이날이여야 한다. 그저 어린이날 하루 선심 쓰듯 학원을 쉬게 해주고 특별한 선물이나 이벤트로 어린이임을 기념해 주는 날이 아닌, 아이들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그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어린이를 위한 날이 날마다 이어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지켜 줘야 할 아이들의 권리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