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정 유 진 코리아컨설트 대표
2022년 03월 21일(월) 06:00 가가
어른들의 무례한 습관에 화가 치미는 순간이 있다. 모처럼 아이가 외식을 원해 집 근처 고깃집에 갔다. 테이블 간 적절한 거리 두기를 위해 별도의 룸으로 안내를 받고 식사를 시작했지만 이내 식욕을 잃고 말았다. 다름 아닌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때문이었다. 30대로 보이는 남성 네 명은 그야말로 대화라고 듣기 어려운 큰 목소리로, 마치 욕설이 추임새라도 되는 듯 “X발”을 연거푸 내뱉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말을 건네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식사를 마친 그들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며 또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식당 내 홀에서도 여기저기 비속어와 욕설이 뒤섞인 대화가 귀에 꽂히듯 들렸기 때문이다. 식사 예절에 관해선 충분히 배우고 가르치기도 했을 어른들의 식사 매너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식당의 어른들만 그런 걸까? 아이들과 청소년 사이에서도 악의(?) 없는 비속어 사용은 매우 일반적이다. 욕설은 쓸 수도 있는 것쯤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험한 대화를 의도치 않게 들을 수밖에 없는 경우는 일상에서 생각보다 많다. 아닌 게 아니라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물어보니 요즘 아이들의 대화는 “X나”에서 시작해서 “X발”로 끝난다고 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에서 5년마다 실행해온 ‘2020년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욕설은 46. 9%, 비속어는 48.1%가 자주 또는 가끔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민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놀랍다.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가 ‘기분 나쁨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32.6%,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23.1%, 그리고 ‘친근감의 표현’이라는 응답자는 22%였다. 기분 나쁨을 표현하는데 욕을 사용하는 것은 점차 줄고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2005년 1.5%, 2010년 14.7%, 2015년 21. 8%, 2020년 23.1%로 해가 거듭할 수록 증가하고 있다.
욕설과 비속어 사용이 습관이 되어 가고 아무 데서나 이러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와 개인의 일상에 어려운 일들이 많은 요즘 욕이라도 한바탕 하면 속이 후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욕은 자기 표현의 감탄사가 아니고 흥을 돋우기 위한 추임새가 될 수 없다. 우리에게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담은 말과 행동이 있고, 때와 장소에 따라 갖추어야 할 예의가 있다. 영국 사람들이 강조하는 매너처럼 말이다.
영화 킹스맨(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4)에서 주요 인물이 우산 하나로 무례한 악당을 혼쭐내 주는 장면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보통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라고 직역되는 이 문장은 명문 윈체스터 칼리지의 표어로 1382년 학교를 설립한 교육자 와이케함의 윌리엄(William of Wykeham)의 말이다. 매너는 상대방을 위한 존중의 마음 자세를 담은 태도와 언행으로, 인간의 도리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예의가 없다면 사람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예절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나쁜 습관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주의를 받아 가며 배웠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습관과 예의범절을 이야기할 때면 누구나 한 번쯤 인용한다. 지각할 수 있는 순간부터 한 개인의 습관이 형성되고 그렇게 개인의 습관이 모여 한 사회의 관습적인 행동 양식이 만들어진다. 좋든지 좋지 않든지 간에 말이다.
한번 형성된 개인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가 매우 어렵듯이 한 사회에서 눈감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무례한 생활습관들은 고치기 힘들다. 마치 건강을 해치는 습관을 반복적으로 행하면서 얻게 되는 성인병처럼 말이다. 이러한 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에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먼저 좋지 않은 생활 습관들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사회와 개인의 삶에 뿌리내리려고 하는 좋지 않은 언어습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병과 마찬가지로 치료책을 찾아 그러한 습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욕설과 비속어 사용이 습관이 되어 가고 아무 데서나 이러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와 개인의 일상에 어려운 일들이 많은 요즘 욕이라도 한바탕 하면 속이 후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욕은 자기 표현의 감탄사가 아니고 흥을 돋우기 위한 추임새가 될 수 없다. 우리에게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담은 말과 행동이 있고, 때와 장소에 따라 갖추어야 할 예의가 있다. 영국 사람들이 강조하는 매너처럼 말이다.
영화 킹스맨(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4)에서 주요 인물이 우산 하나로 무례한 악당을 혼쭐내 주는 장면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보통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라고 직역되는 이 문장은 명문 윈체스터 칼리지의 표어로 1382년 학교를 설립한 교육자 와이케함의 윌리엄(William of Wykeham)의 말이다. 매너는 상대방을 위한 존중의 마음 자세를 담은 태도와 언행으로, 인간의 도리이다. 타인을 배려하는 예의가 없다면 사람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예절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나쁜 습관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주의를 받아 가며 배웠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습관과 예의범절을 이야기할 때면 누구나 한 번쯤 인용한다. 지각할 수 있는 순간부터 한 개인의 습관이 형성되고 그렇게 개인의 습관이 모여 한 사회의 관습적인 행동 양식이 만들어진다. 좋든지 좋지 않든지 간에 말이다.
한번 형성된 개인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가 매우 어렵듯이 한 사회에서 눈감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무례한 생활습관들은 고치기 힘들다. 마치 건강을 해치는 습관을 반복적으로 행하면서 얻게 되는 성인병처럼 말이다. 이러한 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에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먼저 좋지 않은 생활 습관들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사회와 개인의 삶에 뿌리내리려고 하는 좋지 않은 언어습관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병과 마찬가지로 치료책을 찾아 그러한 습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