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대거 기용 AI페퍼스…‘양날의 검’이 되다
2022년 01월 06일(목) 21:50
박은서·박사랑·서채원 등
젊은 피로 코트 채우며 배수진
깜짝 화력에 상대 팀 한때 당황
경험 부족으로 도로공사에 0-3 패

AI페퍼스 박사랑(왼쪽)과 엘리자벳이 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로공사전에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OVO 제공>

경험 부족과 고된 일정, 잦은 부상으로 ‘15연패’ 늪에 빠진 광주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 AI페퍼스가 배수진을 쳤다.

지난 5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로공사전에서 AI페퍼스는 다소 낯선 모습이었다. 서채원과 박사랑, 박은서, 리베로 김세인까지 코트를 신인들로 가득 채운 것이다.

그동안 AI페퍼스는 이한비와 엘리자벳, 박경현, 하혜진, 최가은, 이현으로 ‘베스트 6’를 구성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주전 선수들이 부상과 체력 부족으로 전선을 이탈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한비는 스트레스로 인한 복통으로 하루 두 끼 죽만 먹고 경기를 뛰고 있어 2세트 이상 뛸 체력이 없다. 엘리자벳은 지난달 무릎 통증을 겪은 이후로 기복이 심해졌다. 현대건설전에서는 2득점(공격 성공률 16.67%)만 기록하고 일찍이 교체됐으나, 흥국생명전에서는 29득점(50.94%)을 폭발했다. 인삼공사전 8득점(28.57%), 도로공사전에서는 16득점(50%)으로 성적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하혜진과 최가은은 29일·5일 번갈아 발목 통증으로 한번씩 출전을 못했고, 구솔이 허리 통증으로 경기를 빠지기도 했다.

주전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선택지가 없어지자 AI페퍼스는 신인들로 코트를 메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신인들이 좋은 변수로 작용한 경우도 있다. 박은서의 깜짝 화력은 엘리자벳 대비에만 만전을 기했던 상대 팀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25일 흥국생명전에서는 18득점(60.71%)을 쏟아내며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박사랑도 녹슬지 않은 정확한 세트와 ‘장신 세터’ 장점을 십분 활용한 높은 볼로 공격수가 때리기 좋은 볼을 만들고 있다. ‘대구여고 트리오’였던 서채원은 물론 하혜진과의 속공 플레이도 호흡이 잘 맞는다.

부족한 경험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박은서는 아직 수비 반응이 빠르지 않다. 도로공사전에서는 박정아의 목적타 서브에 2연속 서브 에이스를 내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박은서의 세트 당 수비 기록(디그 성공 횟수+리시브 성공 횟수-리시브 실패 횟수÷세트 수)은 2.24회다. 세트 당 수비 5.33회를 기록하고 리시브 32.19%·디그 18.54%를 책임지고 있는 이한비를 완벽히 대체하긴 힘든 상황이다.

박사랑은 다소 성급한 세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건설전에서는 서채원과 속공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사인이 잘 안 맞았는지 서채원이 볼을 늦게 때려 힘이 빠졌다. 공격수가 박사랑의 세트에 다소 늦게 반응해 공격이 블로킹에 막히거나, 네트에 꽂히는 상황도 반복됐다.

김형실 AI페퍼스 감독도 “박사랑이 아직 고등학교 스타일의 토스를 하고 있다. 마음이 급해 볼을 너무 높은 곳에서 잡으려고 하고있다”며 “속도와 강약 조절을 익혀야 한다. 천천히, 안정성 있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새로 시작하는 선수들과 시스템이기 때문에 아직 포메이션에 대한 정착이 안 됐다. 어떤 포지션으로 시작해야 가장 이상적인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며 “변화가 자주 생길 것이다. 선수들도 그 변화를 따라야 할 테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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