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콩쿠르
2021년 12월 16일(목) 02:00 가가
19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쿠르. 성인 연주자가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작은 악기를 들고 나온 어린 첼리스트의 연주에 많은 이들이 마음을 빼앗겼다. 이날 연주를 들은 로스트로포비치는 “음악적 스케일이 너무나 거대해 상상을 초월한다”며 “첼로는 작지만 재능은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극찬했다.
주인공은 ‘로스트로포비치 할아버지를 보고 싶어’ 콩쿠르에 참가한 열두 살의 장한나였다. 여섯 살 때 자클린 뒤 프레의 ‘엘가 협주곡’을 들은 후 첼로와 사랑에 빠졌던 장한나는 최연소 대상과 현대 음악상을 거머쥐며 세계 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콩쿠르 우승은 최고의 꿈이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는 과실이다. 다큐멘터리 ‘파이널리스트’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우승해 화제를 모았던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모습을 생생히 보여줘 인상적이었다.
콩쿠르는 클래식 연주자들에게는 실력을 인정받는 등용문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날개를 달았다. 클래식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조성진의 드뷔시·쇼팽 음반을 구입할 정도로 그는 ‘클래식계의 스타’가 됐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과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유명 콩쿠르는 음악가의 이름을 딴 것들이 많다. 1958년 제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은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콩쿠르를 만들었다. 선우예권은 이 콩쿠르의 한국인 최초 우승자였다. 마리아 칼라스 국제 콩쿠르, 파바로티 국제 콩쿠르 등도 눈길을 끈다.
7개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름을 딴 콩쿠르가 곧 생긴다는 소식이다. 2023년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Sumi Jo International Singing Competition in Castle)가 창설돼 파리 근교 고성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조수미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내년에는 카이스트 초빙석학교수로 강의도 하는 그는 ‘센세이셔널한 콩쿠르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후배 음악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 잡기 바란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콩쿠르 우승은 최고의 꿈이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는 과실이다. 다큐멘터리 ‘파이널리스트’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우승해 화제를 모았던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모습을 생생히 보여줘 인상적이었다.
7개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름을 딴 콩쿠르가 곧 생긴다는 소식이다. 2023년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Sumi Jo International Singing Competition in Castle)가 창설돼 파리 근교 고성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조수미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내년에는 카이스트 초빙석학교수로 강의도 하는 그는 ‘센세이셔널한 콩쿠르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후배 음악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 잡기 바란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