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가족과 친구 이해하기
2021년 04월 26일(월) 22:00

이지우 동신대 식품영양학과 3학년

우리는 평소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는 나와 잘 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와는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한 집에 사는 가족조차 성격이 다른 것은 왜 일까? 우리 집 역시 ‘집안은 항상 시끌벅적해야 즐겁고 하루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파와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을 위해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파로 나뉜다. 가끔은 서로 다른 의견 때문에 가족 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친구들의 경우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이 더 빈번하다. 나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잘 다가가며 분위기를 이끄는 활발한 성격인데, 다른 한 친구는 버스에서 벨을 누르거나 식당에서 주문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며 주목받거나 모르는 상대와의 대화 자체를 꺼려한다. 그런 서로를 보며 우리는 ‘어떻게 그렇게 적극적일 수 있지?’ 혹은 ‘어떻게 그렇게 소심할 수 있지?’라고 묻는다. 그리고 보통 그 물음에는 ‘내가 더 옳아’ 또는 ‘너의 방식은 이해하기 힘들어’라는 판단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갈등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고 고민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가족과 친한 친구와의 성격 차이로 인한 고민을 해결해 줄 만한 실마리를 최근 찾게 됐으니 바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MBTI-성격 유형 검사’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어머니 캐서린 브릭스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칼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성격 유형 선호 지표이다. 현재 성격 검사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작게는 잡지 등 흥미 위주의 성격 테스트로, 크게는 기업체 등 진로 선택을 위한 인성 검사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MBTI에서는 두 개의 태도 지표인 외향(E)-내향(I)과 판단(J)-인식(P), 그리고 두 개의 기능 지표인 감각(S)-직관(N)과 사고(T)-감정(F)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를 밝혀서 4개의 선호 문자로 구성된 개인의 성격 유형을 알려준다. 이와 같은 MBTI 검사 결과로 생길 수 있는 성격 유형은 모두 16가지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화에 적용해 보자. 친구가 ‘나 시험에서 떨어졌어’라고 말했을 때 당신은 어떤 식의 답변을 할 것인가? 만약 ‘속상하겠다. 다음에는 합격할 수 있을 거야!’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면 기능지표인 사고(T)-감정(F) 중에 공감과 위로를 중요시 하는 감정(F)에 해당할 확률이 높다. ‘어떤 시험인데? 왜 떨어졌는데?’ 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면 과정보다는 결과에 무게를 두는 사고(T)에 해당할 확률이 높다. 즉 T유형은 일단 논리적으로 이해를 해야 공감을 할 수 있는 반면, F유형은 일단 공감을 해 주고 나서 생각을 하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유형이 만나면 유독 서로 서운한 면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MBTI 유형을 몰랐을 때에는 ‘이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데 잘 안 맞는 것 같고, 대답도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성격 유형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MBTI 검사 하나만으로 모든 사람의 성격을 단정 지을 순 없겠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MBTI 검사 결과를 온전히 신뢰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성격 차이를 서로 이해하는 용도쯤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세상에 참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 만큼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겠지만, MBTI의 각 요소들처럼 각자의 관점이 다른 것을 존중한다면 더욱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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