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고 - 박성천 문화부 부장] 우리 시대 목사들
2021년 02월 15일(월) 05:30 가가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는 1884년 미국 감리교 맥클레이 선교사가 고종으로부터 선교 허가를 받음으로써 비롯됐다. 이듬해 1885년에는 장로교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목사 등이 입국해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확산된 기독교는 근대화와 민주화 등에 큰 기여를 했으며, 현재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하고 있다.
기독교 역사는 순교의 역사라 할 만하다. 그만큼 목숨을 잃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죽음을 택했다. ‘사랑의 원자탄’이라 불리는 손양원 목사는 공산당에 두 아들을 잃었으며 자신 또한 순교했다. 영광 염산 교회도 6·25 당시 김방호 목사를 비롯해 교인 77명이 공산군에 의해 바다에 수장됐다.
그러나 작금에는 비성경적인 논리로 순교를 주장하는 목사들이 적잖다. 코로나 방역 지침인 ‘대면 예배’ 제한을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며 이에 맞서는 행태를 순교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 모 목사는 정부 ‘방역 조치를 사기극이라며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안디옥교회 박 모 목사는 지난해 현장 예배 금지를 두고 ‘교회 말살 정책이기 때문에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설교를 늘어놓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앞서 두 교회를 비롯한 선교회와 국제학교 등이었다.
얼마 전 5·18의 진실을 알리는 데 헌신했던 강신석 목사가 소천했다. 강 목사는 일평생 고난당한 자의 편에 서서 사랑과 공의를 몸소 실천했다. 고인에게 ‘민주화운동의 푯대를 세운 목회자’라는 평가가 따르는 것은 그의 이웃 사랑이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음을 보여 준다.
예장합동교단이 최근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목회자’(32.8%)가 개혁 대상으로 가장 많이 지적됐다. 이어 개별 교단·총회·노회 순이었는데, 이는 교회 세습을 비롯해서 목회자들의 물신주의나 성추문 등이 위험수위에 다다랐음을 인식한다는 결과다. 진정한 순교는 신앙의 본질을 위해 부단히 실천하는 것이다. 왜곡된 목회 철학으로 교인을 현혹하는 것은 하나님이 아닌 자신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우상 숭배’와 다를 바 없다.
/박성천 문화부 부장skypark@kwangju.co.kr
그러나 작금에는 비성경적인 논리로 순교를 주장하는 목사들이 적잖다. 코로나 방역 지침인 ‘대면 예배’ 제한을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며 이에 맞서는 행태를 순교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 모 목사는 정부 ‘방역 조치를 사기극이라며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안디옥교회 박 모 목사는 지난해 현장 예배 금지를 두고 ‘교회 말살 정책이기 때문에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설교를 늘어놓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앞서 두 교회를 비롯한 선교회와 국제학교 등이었다.
/박성천 문화부 부장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