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과학기술고 봉사동아리 “집 수리 기술 배워 이웃 도우니 행복이 돌아오네요”
2020년 11월 20일(금) 07:00
[광주 홀몸어르신 돕는 숭의과학기술고 봉사동아리 ‘라이트솔트’]
학생 15명, 방림2동 마을교육공동체 찾아 콘센트 교체법 등 익혀
마을배움터 청소년 지도 등 활동 계획…“후배들 뜻 이어갔으면”
코로나19로 대외활동이 멈춰버린 요즘, 도와줄 이 없는 독거노인들의 고통은 그 어느 때보다 더하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코로나19를 뚫고, 독거노인들을 위해 자기 전공 분야를 살려 ‘배워서 남 주자’를 실천했다.

숭의과학기술고등학교 봉사동아리 ‘라이트솔트’(지도교사 김환철) 회원 15명(1학년)은 최근 4차례에 걸쳐 방림동 노인 가정을 찾아 집수리 봉사활동을 했다.

동아리 대표 최윤호(16)군은 “주변에 혼자 사시는 노인분들 중 생활이 힘드신 분들, 집 정리가 잘 안 돼 있거나 불조차 안 들어오는 집에 사시는 분들을 찾아가 도움을 드렸다”며 “단순히 집 정리에서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설된 라이트솔트는 기독봉사동아리로, ‘빛과 소금처럼 가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올 초 면접을 거쳐 회원 15명을 선발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조차 어려워진 탓에 지난 10월에서야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함께 해 온 방림2동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봉사를 계획했다.

학생들은 수요일 학교가 일찍 끝날 때면 마을교육공동체 ‘휴(休)양림’으로부터 집수리 기술을 배웠다. 지난 9월부터 3차례에 걸쳐 공구 사용법, 전선 연결법, 문고리 조립법, 조명 제작법 등을 익혔다.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매주 수요일 독거노인 자택과 경로당을 찾아 낡은 콘센트와 전등 등을 교체했다. 방림동 주민센터와 활동가에게 도움이 시급한 독거노인 가정을 추천받았으며, 작업은 ‘뽕뽕다리마을공동체 다락’이 도왔다.

최군은 “한번은 집 주인 할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계시느라 직접 뵙지도 못했는데, 주변 이웃분들이 찾아와 감사하다고 하니 힘든 것도 싹 잊혀졌다”고 돌아봤다.

“처음 댁에 들어갔을 때는 집에 생기가 없는 느낌이라 무섭기도 했어요. 벽이 낡아서 부서지고, 못이 잘 안 박히는 등 과정도 어려웠어요. 차근차근 조를 나눠 전등도 갈고, 전선을 이어 불을 켜니 제 마음도 환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라이트솔트 회원들은 최근 숭의과학기술고 2학년 학생들과 함께 양림동 어려운 이웃 3가구를 찾아 연탄배달 봉사를 하기도 했다.

숭의과학기술고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통해 집수리 봉사 외에도 마을배움터 청소년 지도사, 마을공부방, 마을축제 체험부스 등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최군은 “노인분들과 같이 어우러지면서, 장기자랑도 하면서 즐겁게 봉사활동 이어가고 싶다”며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내년에도 봉사활동이 이어져 후배들이 뜻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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