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파격 인센티브 내걸고 미래 신산업 유치
2020년 07월 20일(월) 00:00 가가
<10> 구석구석을 디자인하다


e-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영광 대마전기차산업단지 입주기업 대풍EV자동차 공장에서에서 지난달 17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영록 전남지사, 이개호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필리핀 수출 개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수도권과 대구·부산에 기반을 둔 e-모빌리티 기업 5개사는 영광 대마산단에 643억원의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전남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기업은 부지를 공짜로 받을 수 있고, 보조금은 기존 최대 100억원에서 10배 늘어난 100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민선 7기 전남도가 파격적인 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선언하며, 기업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가뜩이나 기업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과거 다른 시·도에서는 시도해보지 못한 인센티브로 기업 투자 유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바이오제약·에너지·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육성 없이는 낙후된 전남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선 7기 들어 도내 105개 산업단지 분양률이 92%까지 오르고, 고용인원도 증가 추세이지만 주력산업인 석유화확제품 가격 하락이라는 외적 변수로 산단 총생산액이 2018년 119조9000억원에서 16.3% 감소한 100조원으로 대폭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에너지·이차전지 투자기업에 파격 지원=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19 사태 이후 변화된 산업 트렌드와 정부 정책 변화에 맞춰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제도를 마련했다. 또 ‘1000억원대 투자유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투자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개정 투자 인센티브제도에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대규모 기업이 5000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 해당 시·군 등과 협의해 투자 부지를 무상제공 또는 무상 임대한다. 최대 100억원까지 지급하던 보조금은 투자액, 고용 규모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 1000억원 이상 투자기업에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전국 최초로 국내 복귀 기업의 공장 설비 이전에 따른 선박·항공료를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인센티브제도에 포함했다. 다만 기업 투자에 따른 모든 지원은 최종적으로 시·군과 협의 후 전라남도 투자유치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전남도의 이 같은 투자 인센티브제도 강화는 올 초부터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 19,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수출 보복, 그에 따른 정부 정책 변화가 영향을 줬다.
정부가 안정적인 국내 산업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국외로 진출했던 기업의 복귀를 돕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첨단 산업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전남도도 투자기업 지원제도를 손보고 지원 규모를 크게 늘리며 기업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다.
전남도 스스로 파격적 인센티브제도라고 명명할 정도로 기업 지원을 강화한 배경에는 전남의 열악한 지역 실정이 작용했다. 수도권과 범수도권으로 묶이는 충청권과 비교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영남권과 비교해서는 산업집적도· 도로 등 기반시설 모두에서 뒤처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타 시·도와 기업 유치 경쟁을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전남도는 여러 산업 중에서 바이오제약·에너지·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큰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데 전력을 쏟겠다는 의미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한 축인 면역치료산업의 경우 세계 시장 규모가 오는 2024년 최대 165조원 규모에 이르고, 이차전지의 경우 향후 10년 안에 세계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남도는 소개했다.
앞으로의 투자 유치 활동과 관련해 전남도는 ▲전주기(연구·실증·상품화) 산업인프라를 갖춘 바이오의약 ▲혁신도시 중심의 에너지신산업 ▲섬·해양관광 ▲중대형 드론·e-모빌리티 등 지역 비교우위 산업자원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지역보다 규제가 완화된 영광, 나주 규제자유특구(e-모빌리티, 에너지신산업)의 장점을 살려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다. 유관기관과 외부 전문가, 시·군과 함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목표 기업별 TF(특별팀)를 조직해 맞춤형 유치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투자유치와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경제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첨단 대규모 기업 유치를 위한 대담한 지원제도를 마련했다”며 “개편된 투자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유치활동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105개 산단, 3206개 기업으로는 한계=전남에는 총 105개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2019년 말 기준 3206개 기업이 입주해 8만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총생산액은 100조4000억원, 이 가운데 401억달러는 수출 실적이다. 105개 산단 전체 지정 면적은 2억3815만2000㎡(7200만평)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이는 2019년 말 기준 전국 1220개 산단 총생산액 991조원의 10.1%(100조4000억원·전국 4위)를 차지한다. 입주 기업은 전국 10만2000여개사의 3.0%(3206개사), 고용은 전국 222만2000여명의 3.6%(8만200명) 수준이다.
산단 종류별로는 전남 국가산단 5곳에 입주한 832개 기업은 4만3200여명을 고용해 78조7000억원을 생산했다. 일반산단 31곳에 입주한 994개 기업이 2만700여명 고용 16조7000억원, 농공단지 68곳에서는 1380개 기업이 입주해 1만6000여명 고용, 4조7000억원 생산을 책임졌다.
이보다 앞선 2017년 말 기준 도내 105개 산단에서는 2646개 기업(분양률 90.9%)이 7만3000여명을 고용해 110조원을, 2018년 말 기준으로는 도내 105개 산단에 3055개 기업이 입주(분양률 92.0%), 7만4400명을 고용해 119조9000억원을 각각 생산했다.
최근 2년 사이 입주기업은 2646개에서 3206개 기업으로 560개(4.9%) 늘고, 고용 인원은 7만300명에서 8만200명으로 약 1만명(7.8%) 확대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산단 내 총생산액은 뒷걸음쳤다.
2017년 110조4000억원이던 생산액은 2018년 119조9000억원으로 늘었다가 2019년 100조 4000억원으로 불과 1년 사이 19조5000억원(16.3%)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바이오·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으로 2017년 이후 산단 입주기업·고용인원은 증가 추세이지만, 생산액은 전남의 기존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제품(에틸렌 등) 가격 하락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수산단 GS칼텍스 등 16개 석유화학기업은 오는 2025년까지 12조원을 투자해 사업 다각화와 구조 고도화를 통한 활로를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t당 평균 1196달러하던 에틸렌 가격이 2018년 t당 1250달러, 2019년 t당 515달러(2018년 대비 57% 감소)로 급락하면서 전체 생산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민선 7기 들어 도내 105개 산업단지 분양률이 92%까지 오르고, 고용인원도 증가 추세이지만 주력산업인 석유화확제품 가격 하락이라는 외적 변수로 산단 총생산액이 2018년 119조9000억원에서 16.3% 감소한 100조원으로 대폭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기업이 5000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 해당 시·군 등과 협의해 투자 부지를 무상제공 또는 무상 임대한다. 최대 100억원까지 지급하던 보조금은 투자액, 고용 규모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 1000억원 이상 투자기업에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전국 최초로 국내 복귀 기업의 공장 설비 이전에 따른 선박·항공료를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인센티브제도에 포함했다. 다만 기업 투자에 따른 모든 지원은 최종적으로 시·군과 협의 후 전라남도 투자유치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전남도의 이 같은 투자 인센티브제도 강화는 올 초부터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 19,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수출 보복, 그에 따른 정부 정책 변화가 영향을 줬다.
정부가 안정적인 국내 산업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국외로 진출했던 기업의 복귀를 돕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첨단 산업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전남도도 투자기업 지원제도를 손보고 지원 규모를 크게 늘리며 기업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다.
전남도 스스로 파격적 인센티브제도라고 명명할 정도로 기업 지원을 강화한 배경에는 전남의 열악한 지역 실정이 작용했다. 수도권과 범수도권으로 묶이는 충청권과 비교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영남권과 비교해서는 산업집적도· 도로 등 기반시설 모두에서 뒤처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타 시·도와 기업 유치 경쟁을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전남도는 여러 산업 중에서 바이오제약·에너지·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큰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데 전력을 쏟겠다는 의미다. 바이오제약 산업의 한 축인 면역치료산업의 경우 세계 시장 규모가 오는 2024년 최대 165조원 규모에 이르고, 이차전지의 경우 향후 10년 안에 세계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남도는 소개했다.
앞으로의 투자 유치 활동과 관련해 전남도는 ▲전주기(연구·실증·상품화) 산업인프라를 갖춘 바이오의약 ▲혁신도시 중심의 에너지신산업 ▲섬·해양관광 ▲중대형 드론·e-모빌리티 등 지역 비교우위 산업자원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지역보다 규제가 완화된 영광, 나주 규제자유특구(e-모빌리티, 에너지신산업)의 장점을 살려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다. 유관기관과 외부 전문가, 시·군과 함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목표 기업별 TF(특별팀)를 조직해 맞춤형 유치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투자유치와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경제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첨단 대규모 기업 유치를 위한 대담한 지원제도를 마련했다”며 “개편된 투자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유치활동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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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오는 2023년까지 산단 대개조 사업이 추진될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전남도는 산단 대개조 사업은 여수산단을 거점으로 광양만권 산단을 ‘저탄소 지능형 소재·부품 스마트 산단‘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이며, 2021년부터 3년간 민자 포함 총사업비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이는 2019년 말 기준 전국 1220개 산단 총생산액 991조원의 10.1%(100조4000억원·전국 4위)를 차지한다. 입주 기업은 전국 10만2000여개사의 3.0%(3206개사), 고용은 전국 222만2000여명의 3.6%(8만200명) 수준이다.
산단 종류별로는 전남 국가산단 5곳에 입주한 832개 기업은 4만3200여명을 고용해 78조7000억원을 생산했다. 일반산단 31곳에 입주한 994개 기업이 2만700여명 고용 16조7000억원, 농공단지 68곳에서는 1380개 기업이 입주해 1만6000여명 고용, 4조7000억원 생산을 책임졌다.
이보다 앞선 2017년 말 기준 도내 105개 산단에서는 2646개 기업(분양률 90.9%)이 7만3000여명을 고용해 110조원을, 2018년 말 기준으로는 도내 105개 산단에 3055개 기업이 입주(분양률 92.0%), 7만4400명을 고용해 119조9000억원을 각각 생산했다.
최근 2년 사이 입주기업은 2646개에서 3206개 기업으로 560개(4.9%) 늘고, 고용 인원은 7만300명에서 8만200명으로 약 1만명(7.8%) 확대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산단 내 총생산액은 뒷걸음쳤다.
2017년 110조4000억원이던 생산액은 2018년 119조9000억원으로 늘었다가 2019년 100조 4000억원으로 불과 1년 사이 19조5000억원(16.3%)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바이오·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으로 2017년 이후 산단 입주기업·고용인원은 증가 추세이지만, 생산액은 전남의 기존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제품(에틸렌 등) 가격 하락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수산단 GS칼텍스 등 16개 석유화학기업은 오는 2025년까지 12조원을 투자해 사업 다각화와 구조 고도화를 통한 활로를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t당 평균 1196달러하던 에틸렌 가격이 2018년 t당 1250달러, 2019년 t당 515달러(2018년 대비 57% 감소)로 급락하면서 전체 생산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