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사망 항의 시위 75개 도시로 확산
곳곳 약탈·방화 격렬 시위
52년만에 동시 통금령
총격 잇따르며 최소 4명 숨져
트럼프 한때 벙커 피신도
2020년 06월 01일(월) 18:02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것을 애도하는 미국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이 지난 31일(현지시간) 그가 경찰에 연행됐던 현장에 마련된 임시 추모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의 유혈 폭력 시위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75개 도시로 번졌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났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숨졌다. 체포된 시위대는 1600명을 넘었다. 폭력 시위로 미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20여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수도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주 등 12개 주(州)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코로나19 봉쇄조치와 경제 둔화, 대규모 실직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불평등에 대한 고통을 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는 전날 워싱턴D.C.를 비롯해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부터 동부의 뉴욕에 이르기까지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일어났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와 백악관을 지키는 비밀경호국(SS) 직원이 충돌했고, 백악관 외곽에 방위군이 배치됐다. 시위대는 취재를 나온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 기자를 공격했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도 불탔다.

백악관 인근의 연방정부 건물인 보훈처는 시위대에 의해 손상됐고, 산산조각이 난 유리창 파편이 인도를 뒤덮었다. 시위대는 건물 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담은 낙서도 휘갈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여들자 한때 지하벙커로 피신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당국자들을 인용해 백악관 주변에까지 시위대가 당도했던 지난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이 지하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이동해 1시간가량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한 약탈과 방화는 서부로도 번졌다. 시위대는 고급상점이 밀집한 LA 멜로즈·페어팩스 애비뉴와 베벌리 힐스 일대 상가를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LA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뉴욕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33명의 경찰관이 다치고 345명이 체포됐다. 월가와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로어맨해튼 지역에서는 상점 10여곳이 약탈당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경찰관이 시위 현장에서 목에 칼을 찔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시위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이로써 지난 26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첫 항의시위가 발생한 뒤로 현재까지 모두 4명이 총격 사건 등으로 사망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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