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소유 도로 아니어도 추락 방지 소홀 땐 배상 책임”
하천 추락 사망사고 유족에
“곡성군 1억1200만원 지급”
2020년 05월 27일(수) 00:00
법원이 자치단체 소유가 아니더라도, 도로포장을 하고 지역민들이 이용하는 도로로 활용됐다면 지자체 관리 책임이 있어 설치·하자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광주고법 민사 3부(부장판사 김태현)는 추락사고로 사망한 A씨 자녀 3명과 부모가 곡성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곡성군의 항소를 기각하고 “곡성군이 A씨 자녀와 부모들에게 1억12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26일 밝혔다.

택배배달업을 하는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곡성군 오곡면 인근 도로 옆 하천에서 뒤집힌 화물차에 눌린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택배 배달을 위해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고 기어가 중립인 상태에서 내렸다가 오르막 경사길에 차량이 뒤로 밀리는 것을 발견, 차량을 세우기 위해 운전석 문을 열고 탑승하려다 2.4m 높이 하천으로 차량과 함께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A씨 가족들은 내리막길 도로에다, 도로 옆 하천과도 높이 2.4m 차이가 있어 추락사고 발생 및 부상·사망 위험이 있는데도, 가드레일 등 추락사고 방지 장치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며 도로 설치·관리 소홀로 인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도로가 곡성군 소유가 아니고 군이 도로 설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곡성군이 설치·관리하는 공공 시설”이라며 설치·관리상 하자로 인한 손해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가드레일 등 차량 추락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면 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도 해당 도로 옆을 흐르는 하천과 도로 간 2.4m 가량의 고저 차이가 존재하는데도, 추락 방지 연석이나 가드레일 등을 갖추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곡성군은 해당 사건과 같은 추락사고 발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비정상적 운행으로 차량이 추락할 상황까지 예견해 방지할 의무가 없다는 곡성군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곡성군의 손해배상 책임도 20%로 제한한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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