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대 3
2020년 04월 10일(금) 00:00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자연과 창조의 원리 가운데 ‘78 대 22’ 법칙이라는 게 있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율로, 우선 공기 중 질소와 산소의 비율이 ‘78:22’이다. 또한 지구에서 육지와 바다의 비율, 육지에서 산과 평지의 비율, 신체에서 물과 기타 유기물질의 비율도 이와 흡사하다.

여기에서 확장된 것이 ‘80 대 20 법칙’ 또는 ‘2 대 8 법칙’으로 불리는 ‘파레토의 법칙’이다.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이탈리아의 ‘파레토’는 일관된 형태의 분배 법칙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흉년이 들어도 상위 계층 20%의 곳간은 가득하고, 하위 80%는 기아에 시달린다는 것인데 즉 이탈리아 인구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용어가 경영·마케팅에 적용되면서 20%의 고객이 백화점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은행 예금의 80%는 20%의 고객이 예치한 돈이라는 의미로도 활용됐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정부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가구에 4인 가족 기준 10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70 대 30’ 배분으로, 덜 가진 70%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이 모든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키로 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는 고사 직전인 자영업과 경기 회복을 우선 과제로 판단했고, 이를 위해 모든 가구에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인, 대학 총장, 공무원 등 소위 상위 30%의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국가 살림살이는 30%가 낸 세금으로 70%의 사회복지비와 의료비 등을 감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제난이 가중될수록 국가 지원만으론 한계가 있다. 더더욱 이번 한 번의 지원으로 하위 70% 가구의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처럼 무엇보다 ‘가진’ 30%의 추가 기부와 경제 활동이 절실하다. ‘함께 가기’ 위해서라도 첫 번째 재난지원금은 소득 구분 없이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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