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으려 논밭 내놓는 전남 농민들
경영위기 농가, 땅 농지은행에 팔아 부채 상환…5년간 800건
농어촌公, 올 사업예산 420억 책정…농민들 우선 재매입 보장
2020년 02월 17일(월) 00:00
농산물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농가부채가 늘면서 농지를 내놓아 빚을 갚으려는 전남지역 농민이 최근 5년간 800명에 달했다.

16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지난 5년 동안(2015~2019)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지원 건수는 800건으로 집계됐다.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경영회생지원사업)은 자연재해, 부채 등으로 어려운 경영 위기의 농가가 소유한 농지 등을 농지은행에 매도해 부채를 상환하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전남지역본부가 사들인 농지에 대한 매입금액은 485억2200만원으로 전년 459억3400만원보다 5.6% 증가했다. 땅을 판 농민들의 순부채금액은 지난해 532억8500만원으로 평균 부채가 3억7000만원에 달했다. 평균 부채는 전년(3억500만원)에 비해 21.3% 뛰었다.

최근 5년 동안 농어촌공사 전남본부가 추진한 경영회생지원사업 건수는 2015년 171건(매입 면적 316㏊), 2016년 138건(278㏊), 2017년 183건(332㏊), 2018년 164건(260㏊), 2019년 144건(216㏊) 등 총 800건(1402㏊)이었다. 지난해 농어촌공사가 지급한 ㏊당 평균 금액은 2억2460만원으로 나타났다.

농어촌공사 전남본부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지원 현황. <농어촌공사 전남본부 제공>


이처럼 광주·전남지역에서 매해 150명 넘는 농민이 생산기반인 땅까지 내놓으며 경영난을 극복하려는 데는 급증하는 농가부채가 깔려있다.

통계청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전남지역 농가부채는 지난 2018년 기준 2433만4000원으로 전년(2246만6000원) 보다 180만원 넘게 많아지면서 증가율이 8.3%에 달했다. 반면 전남 농가 평균소득은 3948만원으로 도시 근로자가구 소득(6482만)에 비해 2500만원 넘게 뒤쳐졌다.

농어촌공사 전남본부는 올해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비를 420억원 확보하고 자연재해, 부채로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원대상은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의 부채가 3000만원 이상이거나 자연재해 연간 피해율이 50% 이상이고,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40%인 농가다.

매입대상은 논, 밭, 과수원과 농지에 딸린 고정식 온실과 축사 등 농업용 시설 등이다.

농어촌공사가 매입한 농지는 해당 농가가 최장 10년간 매도가의 1% 이내 수준 임차료를 내고 계속 영농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기간이 끝나면 환매권도 우선적으로 보장한다. 임대 기간 내 환매권을 보장해 기간 내 신청 시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 환매는 단순 일시납뿐만 아니라 임대 기간 종료 이후에도 3년간 환매대금을 분할납부 할 수 있으며, 농지가액의 50% 이상 환매할 경우 지원받은 필지의 일부분만 환매하는 부분 환매도 가능하다.

환매대금을 수시로 납부해 임대료 절감과 예치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시납부 제도도 이용할 수 있다.

전남본부 관계자는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의 경우 농지매입 대상에 ‘목장용지’를 포함해 경영위기에 놓인 축산농가의 회생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농업인의 생애주기와 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형 농지은행사업을 적극 전개해 광주·전남 농어업인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농어촌공사 ‘경영회생지원사업’이란?

부채가 3000만원 이상이거나 자연재해 연간 피해율 50%, 자산대비 부채비율 40% 이상인 농가의 농지 등을 매입하는 제도. 농가는 매입가격의 1% 정도를 연 임대료로 내고 땅을 사용할 수 있으며 임대기간 7년(최장 10년) 안에 도로 사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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