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작품 ‘인상-해돋이’로 안방 해맞이 (296) 해돋이
2020년 01월 09일(목) 00:00

모네 작 ‘인상-해돋이’

새해 아침 인사로 친구들로부터 해돋이 사진과 동영상 이미지를 여럿 받았다.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간절곶에서, 완도 바다에서, 무등산에서 해돋이를 맞이한 친구들의 모습이 힘차고 생기발랄해 보인다. 게으르기도 하고 추위탄다는 핑계로 일평생 단 한 번도 새해 해맞이를 위해 신 새벽에 멀리 길 떠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올해는 유난히 한심하다 생각된다.

대신, 미술사에서 많은 논쟁을 가져옴과 동시에 해돋이를 그린 가장 유명한 그림,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인상-해돋이’(1872년 작)를 따뜻한 방안에서 감상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인상-해돋이’는 아침 안개를 통해 드러나는 항구풍경과 떠오르는 아침 해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다. 저 멀리 솟아오르는 한 점 붉은 해의 인상을 강렬하게 담아 일출 순간의 부산한 바다풍경을 표현하고자 하였지만 마치 그리다만 밑그림 같기도 하고 대범한 터치를 한답시고 화면을 제대로 색칠하려고 하지도 않은 듯하다.

당시 유럽사회에서는 ‘살롱전’을 통해 예술가들이 활동을 했는데 이곳에 끼지 못한 일군의 화가, 조각가, 판화가 등이 1873년 파리 근교에서 무명예술가협회를 조직한다.

이듬해 연 첫 번째 그룹전에서 모네가 ‘인상-해돋이’를 출품하는데 이 전시를 관람한 비평가 루이 르로이가 이 그림의 제목이 특히 우습다고 생각하여 전시회에 참가한 그룹 전체를 ‘인상주의자들’이라고 조롱 섞인 어투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인상파’라는 명칭이 유래하기도 했다.

‘빛은 곧 색채’라 생각했던 모네는 덧없는 한 순간의 인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고자 했는데 전통적인 회화의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그려냈던 ‘인상주의자’ 모네 같은 이들이 있었기에 회화사는 현대미술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을 것이다.

<광주시립미술관 학예관·미술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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