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 남용” vs “적극 행정”…검찰 수사 칼날 어디까지 갈까
광주 민간공원 특례 수사 쟁점
“고위 공무원 공모한 범죄”
“소송 불씨 차단한 정상 행정”
검찰·광주시 팽팽히 맞서
2019년 11월 13일(수) 04:50
민간공원 특례 2단계 사업 의혹과 관련, 검찰과 광주시 입장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광주시는 민간공원 특례 2단계 사업 우선협상자(건설사) 최종 선정까지의 행정 행위를 놓고 ‘범죄가 되지 않는다’ 는 주장인 반면, 검찰은 “고위 공직자 공모 아래 이뤄진 범죄다”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평가 결과표(공문서) 유출→업체 이의제기→특정감사→평가오류 발견 및 정정 방침→제안심사위 감사결과 수용 거부 및 파행→정종제 행정부시장 참석, 제안심사위 회의서 관철→우선협상자 변경(최종 발표)’까지의 일련의 행정행위가 ‘짜인 각본’ 아래 진행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서 구속된 이정삼 광주시 전 환경생태국장과 11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 윤영렬 광주시 감사위원장 등 3명의 고위 공직자가 공모한 혐의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자는 광주도시공사에서 (주)한양으로, 중앙 2지구는 금호산업에서 (주)호반건설로 각각 변경됐다는 것이다. 현재 정 부시장 등이 받는 혐의는 크게 3가지다.

▲특정감사 착수행위(특정감사권 남용) ▲(민간업체 제안서를 심사하는) 제안심사위원회 안건사항 누락 ▲광주도시공사 우선협상자 지위 포기 종용 등이다.

검찰은 우선 정 부시장 등이 특정감사에 착수한 자체를 직권남용으로 봤다.

지난해 11월 8일 우선협상자 발표 후 일부 업체가 제기한 평가 공정성 시비에 따라 시정을 총괄하는 이용섭 광주시장 지시 아래, 윤 감사위원장과 함께 특정감사에 나섰음에도 감사 행위 자체가 직권남용이라는 것이다.

검찰의 이런 판단에는 평가 결과표가 외부로 유출됐고, 공모지침(민간사업제안 요청서 19조)에서 ‘업체는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규정에도 광주시가 탈락업체 이의를 받아들여 특정감사에 나섰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 논리라면 각종 행정과 사업 추진 과정에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더라도 시정을 총괄하는 시장의 감사권 발동이 불가능해진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검찰은 또, 정 부시장이 이정삼 당시 실무 국장과 공모 아래 업체 선정 평가 요소인 유사 사업실적, 공원 조성비용 관련 쟁점 사항을 업체 선정권한을 가진 제안심사위원회 의결사항으로 부치지 않고, 보고사항으로 처리한 점도 직권 남용 및 제안심사위 업무방해 행위로 보고 있다.

중앙공원 1지구 우선 협상자로 최초 선정된 광주도시공사가 우선 협상자 지위를 자진 반납하게 한 행위를 두고도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앞서 감사위는 지난해 12월 17일 ‘민간공원 특례사업 관련 감사결과 이행 및 조치결과 제출요구’ 공문을 공원녹지과로 보냈다. 공문 주요 내용은 당시 중앙 1지구 업체 선정 과정에서 광주도시공사가 제출한 학술용역보고서(토지가격산정자료)가 감정평가서로 평가될 수 없다는 점 등이 포함됐다. 이어 녹지과는 도시공사에 이와 유사 공문을 보내 ‘압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업권 포기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정 부시장 등 광주시는 사실 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범죄가 아니라 탈락업체로부터 불거질 소송제기, 그에 따른 행정 대혼란을 막은 적극 행정 행위”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정 부시장 측은 우선 감사 결과, 중앙 2지구의 경우 애초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금호산업에게 감점 사유인 ‘업체명 및 유사명칭 표기’와 관련해서만 13개의 감점 대상이 있고, 사업실적과 관련해 금호산업과 호반건설 양측이 제출한 증명서가 모두 문제가 있는데 한양에는 0.5점을, 금호산업에는 2.5점을 부여하는 등 명백한 평가 오류가 한 둘이 아니어서 감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중앙 2지구 사업의 경우 감사 전 최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금호산업(주)가 88.3점, (주)호반건설이 87.6점으로 단 0.7점 차이였다.

제안심사위원회 참석 대상이 아닌 정 부시장이 직접 참여해 ‘광주시의 뜻을 관철했다’는 취지로 보고 있는 검찰 의심에 대해서도 광주시 측은 평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 부시장 측은 “지난해 12월 13일 특정감사 결과 반영 등을 놓고 파행을 빚은 밤, 이 시장이 다음날 아침 제안심사위에 부시장도 참석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는 정상적인 행정업무 절차”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어 “민간공원 특례사업자 선정은 공원일몰제 시행(2020년 7월 1일)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언론과 관련 업계 등 광주 전반에서 관심을 지켜보는 사안이었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업체와 아무런 이해 관계가 없는 정 부시장 등이 직권남용이라는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업체 변경을 노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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