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도 선진국 쓰레기에 몸살…작년 호주발 폐기물 5만여t 반입
현지 환경단체 "재활용 명목으로 폐기물 수출…도로 가져가라"
2019년 05월 01일(수) 14:05

2018년 4월 5일 인도네시아 동(東)자바 주의 환경운동단체인 에코톤 회원들이 시도아르조 군(郡) 중심가에서 쓰레기 하천투기 중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안타라=연합뉴스자료사진]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중단조치로 갈 곳을 잃은 '선진국발 쓰레기'가 주변국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동남아 최대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도 관련 문제가 표면화하고 있다.

1일 주간 템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동(東)자바주(州)의 환경운동 단체 에코톤(Ecoton)은 지난달 22일 수라바야 주재 호주 영사관 앞에서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 수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작년 한 해 동안 호주가 동자바주에 수출한 폐종이가 5만2천t으로 4년 전보다 3.5배로 늘었으며, 이중 상당량이 재활용될 수 없는 상태여서 태워지거나 강에 버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코톤의 프리기 아리산디 대표는 재활용 공장에서 쓰일 것이라는 호주발 폐종이에 "사람의 분변과 생리대, 기저귀 따위가 섞여 있었다"면서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을 수출하는 행위는 법에 어긋나고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환경운동가들은 호주 폐기물 처리업자들이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자 동자바주의 폐종이 재활용 공장 등과 결탁해 의도적으로 플라스틱 등을 섞어 수출해 왔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동자바주는 미국, 이탈리아, 영국, 한국 등에서도 폐종이를 수입하지만, 유독 호주에서 수입한 폐종이에 플라스틱과 가정폐기물 등이 다량 섞여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에코톤은 호주발 폐종이를 표본 조사한 결과 약 30%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섞여 있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 29일 필리핀 마닐라 시내의 현지 캐나다 대사관 앞에서 캐나다의 유해폐기물 수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사진 등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에 대해 호주 환경에너지부 대변인은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폐종이에 이물질이 섞였다면 수입 과정에서 이를 규제할 책임은 인도네시아 당국에 있다면서 "관련 기준이 없다면 수출입 업체 간에 협상을 해야 할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자바주에 조사팀을 급파해 실태 파악에 나섰다.

중국이 작년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한 이래 동남아에선 선진국의 유해 폐기물 수출이 민감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미국, 영국, 호주, 독일, 스페인 등 선진국에서 밀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다량으로 적발해 배출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요비인 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쿠알라룸푸르 인근 포트 클랑 항(港)에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담긴 컨테이너 129개가 방치돼 있다고 밝히면서 "말레이시아는 세계의 쓰레기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캐나다 정부가 유독성 폐기물을 수년째 가져가지 않자 지난달 28일 "다음 주까지 쓰레기를 되가져가지 않으면 당신네 아름다운 해변에 그 쓰레기를 퍼부을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필리핀 북부 타를라크주에는 2013년 캐나다에서 반입됐다가 압류된 컨테이너 50개 분량의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런 쓰레기에 유독성 폐기물이 포함돼 있다면서 수차례 항의했고, 캐나다 정부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외면하다가 최근에야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지방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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