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과거사 정리로 본 5·18의 과제] <2> 광주 5·18 연구 단체의 역할
기록물 10만5천여점 3곳 분산 … 통합 아카이브 체계 구축을
2018년 08월 22일(수) 00:00

5·18기념재단이 자리한 광주시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유네스코 5·18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있는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남대학교 5·18연구소.(왼쪽부터)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연구하는 단체는 크게 ▲(재)5·18기념재단 ▲광주시 산하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남대학교 5·18연구소다. 5·18 연구에 가장 필요한 기록물(자료) 또한 이 3개 단체에 흩어져 있다.

김만호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이 조사해 지난 3월 정기간행물 ‘광전리더스 INFO’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개 단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은 총 10만5000여점이다. 각 기관별로 분류 기준과 수량 파악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한 같은 이유로 연구자들이 자료를 이용하고 싶어도 검색 시스템 부재, 보유 기관 불명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효율적인 연구를 위해 기록물의 통합 관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각 기관의 설립 목적은 각각 5·18 기념사업, 기록물 보존 ·전시, 연구다. 5·18 진상규명에 앞두고 광주가 먼저 체계적인 모습을 갖춰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18기념재단 = 5·18의 민주정신과 대동정신을 국내 외에 알리기 위해 1994년 설립됐다. 초대 이사장은 1988년 국회 청문회에서 헬기 기총 소사를 처음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다. 1998년 광주시는 ‘5·18기념재단 기본재산지원 광주시 지원조례’를 제정해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며 광주의 대표적인 5월 기관으로 떠올랐다.

창립선언문에서 5·18기념재단은 항쟁진상 조사사업, 기념사업, 장학사업, 학술·연구·문화사업, 홍보·출판사업, 자선·복지사업, 5월정신 실천자들에 대한 시상사업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에도 3개 부서(기획총무부·국제연대부·교육문화부)와 1개 연구소로 구성돼 20명의 직원이 기념·교류연대·인재육성 등 6개 사업 20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념재단 연구소에서는 기록사업, 왜곡대응, 기록물보존, 학술연구를 하고 있지만 인력은 3명에 불과하다. 원래 4명이었지만 지난 6월 광주시가 5·18 관련 각종 제보를 접수·총괄하는 ‘5·18진상규명통합신고센터’를 개소하면서 1명이 차출됐다. 접수된 5·18 관련 제보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역할을 전문성을 가진 기념재단에 몰리고 있어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 2011년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5·18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2015년 5월 옛 가톨릭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지하 1층은 대관 전시실, 지상 1~3층은 5·18 과정을 소재하는 상설전시실, 4층 열람실, 5층 수장소, 6층 윤공희 대주교의 옛 집무실을 재현한 상설전시실, 7층 세미나실로 운영되고 있다.

기록관은 인권평화협력관실의 4개 5·18지원팀(진실규명지원·민주선양·보상·시설)과 함께 광주시의 공식적인 5·18 관련 기구다.

조직은 크게 5·18연구실과 관리과로 구분돼 있으며, 각각 14명·12명의 직원들이 소속돼 있다. 서기관급 관장이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

5·18연구실 직원의 업무는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전시 해설 뿐 아니라 홈페이지 관리, 전시실 시설 유지관리 등을 맡고 있다.

실질적으로 5·18기록물과 관련된 업무를 맡은 직원은 5명에 불과하며 이중 1명을 포함한 2명에게는 5·18 진실규명 업무가 별도로 주어졌다. 또한 기록물을 추가 발굴·수집하는 업무는 직원 한명이 도맡고 있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 3개 기관 중 가장 뿌리가 깊은 곳이다. 1988년 5월23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문을 연 ‘한국현대사사료연구소’(현사련)가 전신이다. 현사련은 처음으로 5·18 구술 채록에 나섰고 5·18 경험자 500여명의 증언을 묶어 1990년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을 발간했다. 개소 이듬해인 1989년 5월에는 광주민중항쟁 학술대토론회를 처음 열기도 했다.

전남대 5·18연구소는 현사련을 모태로 1996년 12월 10일 설립됐다. 5·18 정신·의미 계승과 학문적 연구를 통한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립 목적을 지니고 있다.

매년 5월 정기적으로 5·18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인권’(Journal of Democracy and Human Rights)이라는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를 발간하고 있다. 연구소 학술총서, 조사자료집, 교육교재 등의 학문적 성과들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전남대 부설연구소로서 시민사회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NGO협동과정도 맡고 있다. 2002년 설립된 NGO협동과정은 현재 석사·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 한켠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전남대학교 5·18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5·18기록물의 체계적 통합 관리의 필요성 = 김만호 연구위원에 따르면 5·18기록관은 문서·유품·사진·예술작품 등 총 5만2000여점의 기록물을 보관하고 있으며 전문인력 4명이 관리하고 있다.

3만4000여점을 보유하고 있는 5·18기념재단은 전담인력 1명이 기록물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2만1000여점을 보관 중인 5·18연구소는 전문 인력 없이 행정 조교 등이 실무를 맡고 있다.

시민과 5·18 연구자들이 쉽게 기록물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아카이브 구축은 5·18기록관이 앞서 있다. 온라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자료총서’(총 63권)를 열람하거나 내용 검색을 할 수 있다. 기록보관소 항목에서는 영상·사진·구술기록 등을 검색할 수 있으면 일부 자료는 원문 이미지까지 제공하고 있다.

게시판 형식으로 온라인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5·18연구소 또한 홈페이지에서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에 수록된 증언자료를 검색·열람할 수 있다. 간단한 설명이 첨부된 사진자료도 게재하고 있으며 자체 발간한 연구논문, 단행본 등도 올려져 있다.

반면 5·18기념재단은 온라인 아카이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수년전부터 추진하고 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사실상 자료 DB화 사업이 중단돼 있다. 비정기적으로 발표하는 해외기록물 분석 결과물은 홈페이지 내 별도의 항목이 아닌 ‘보도자료’에만 올려져 있다.

5·18 연구자들은 5·18진상규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3개 기관이 협력을 통해 통합 아카이브 체제를 구축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이나 국립광주박물관과 비교해 기록물 관리 전문인력을 적정선에서 충원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오픈 아카이브즈’ 처럼 체계적인 온라인 DB를 갖춰야한다고 주장한다.

한 5·18연구자는 “5·18을 가장 잘 아는 기관을 컨트롤타워로 삼고 5·18을 잘 아는 연구자, 군(軍) 기록을 포함해 5·18관련 기록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기록전문가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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