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왜 ‘광주 집단 폭행’에 분노할까
2018년 05월 28일(월) 19:32

[강소혜 광주대 문예창작과 3학년]

이른바 ‘광주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시민의 분노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광주 집단 폭행’은 지난 4월 30일 택시 승차 문제로 시비가 붙으면서 30대 남성이 20~30대 남성 8명으로부터 집단 폭행당한 사건이다. 단순 폭행 사건으로 대중의 무관심으로 끝날 듯했던 이 사건은 피해자의 형이 SNS에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청와대 ‘국민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고, 30만 명 이상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주장하는 청원을 하는 등 전국적 관심을 받는 사건이 됐다.

이 사건이 이 같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피해자가 주택가에서 집단 폭행으로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과 함께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시민들의 공포감 때문이다. 사건 초기 경찰이 보여준 부실한 수사 역시 공권력에 대한 불신감을 키우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장기간 가라앉지 않고 있는 듯하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초기 대응 장면을 보면 시민들의 눈높이에는 한참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경찰은 매뉴얼대로 사건을 처리했다고 하지만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집단 폭행 사건을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당시 사건 CCTV 영상을 보면 가해자들이 출동한 경찰들의 손을 뿌리치고 피해자를 다시 폭행한다. 가해자들보다 수적으로 적은 출동 경찰이 가해자들이 무서워 주어진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공권력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고, 경찰이 모호한 매뉴얼에 속박돼 강력 범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눈앞에서 시민이 폭행당하고 있는데 적극 대응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 당시 가해자들이 경찰들의 손을 뿌리치고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CCTV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지면서 경찰이 오히려 가해자들이 무서워 주어진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경찰 역시 여론이 들끓자 사건 초기보다 가해자들의 혐의를 무겁게 하는 등 뒤늦게 엄벌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경찰에 대한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물론 이번 사건을 통해 대형 사고나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권력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시민 의식’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장 상황을 기록할 증거용 촬영도 필요했지만 사건 현장 근처에 있는 시민들이 초기에 나섰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경찰과 정부는 이번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도 민심이 들끓는 이유를 정확하게 성찰해보고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피해자의 상황이 딱한 것과 더불어 아마 우리 중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여기에 공권력이 시민들을 지켜주지 못할 수 있다는 실망감이 겹쳐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집단 폭행을 당하던 당시 피해자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우리 사회는 이제 피해자만 억울하고 가해자가 큰 소리 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 국가의 제도적 방안 뿐 만 아니라 모두가 자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노력을 통해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