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예 전남대 독문과 교수]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밥상이 문제다
2016년 07월 19일(화) 00:00
환경운동의 큰스승이라 불리는 래스터 브라운은 몇 년 전 ‘벼랑 끝에 선 지구’라는 책을 펴냈다. 다가올 식량위기에 대한 전망과 경고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가 식량위기의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증가하고 있는 인구수이다. 세계 인구는 매일 22만명 가까이 증가하여, 2050년에는 9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기온 상승, 물 부족, 토양건강성 악화로 인해 더 이상 식량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가 지적한 두 번째 원인은 육류소비의 증가이다. 소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용 곡물 7∼14㎏이 필요하다. 따라서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확산될수록 식량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 책은 과거 인류 역사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식량위기가 인류문명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 밖에도 육식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점 때문에도 최근 환경운동 및 정책의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곧 90억이 되는 인류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육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유엔의 환경 문제를 총괄하는 기구인 UNEP 자료에 따르면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인이 “육류와 유제품을 멀리하는 식사”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채식을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곡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육식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사료를 생산하는 경작지 확보를 위해 숲과 원시림이 파괴되게 된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햄버거 하나를 생산하는 데 1.5평의 숲이 사라진다고 한다. 또 대기 중의 온실가스 절반을 흡수하는 바다생태계 역시 축산분뇨로 인해 급속히 오염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 부족의 주요 원인도 축산업이다. 예상과 달리 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수는 전체의 10%에 불과한 반면, 축산업에 소요되는 물의 양은 전체 용수의 50%에 이른다고 한다. 햄버거 하나를 생산하는 데 드는 물로 52회나 샤워를 할 수 있다니, 축산업이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물 확보에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요인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육류 섭취량은 137g이라고 한다. 그런데 유럽연합에서 지원하는 옥스퍼드 연구결과 100g 이상의 육류를 섭취하면 매일 7.16㎏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완전채식을 하면 2.89㎏만 배출한다고 한다.

만약에 광주시민이 1년간 채식을 한다면 무려 233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으며, 1주일에 한 번만 채식을 해도 23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2015년 광주시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3분의 1을 넘는 수치이다.

기후재난이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미룰 수 없다.

지난 6월1일 광주시는 시의회,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그리고 시민사회와 협력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녹색식생활 실천 및 지원 조례’를 제정, 공표했다. 조례가 목표하는 바는 기후변화와 먹을거리 선택의 연관성을 알리고, ‘주 1일 채식’을 권장하며, 실천에 도움이 되도록 제도적 지원, 정보제공, 인프라 구축을 강화해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식문화가 최근 들어 지나치게 편중되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백세시대의 건강한 삶을 이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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