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여수 국회의원 광주에 ‘통합 찬성’ 현수막 왜?
2026년 01월 20일(화) 20:50
정당 현수막 갯수 동별 2개 제한…지자체 ‘불법’ 규정 철거 나서

광주시 서구 소속 공무원이 상무대로에 걸려있는 주철현의원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광주시 서구 제공>

광주·전남 통합단체장 선출이 추진되면서 전례 없는 ‘정당 현수막 원정 게시’가 광주시와 자치구의 난감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남지역 국회의원이 광주 시내에 행정통합 찬성 현수막을 내걸자 광주시 일부 지자체가 ‘불법 광고물’로 규정하고 철거에 나섰다.

20일 광주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최근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여수시 갑) 명의의 현수막이 광주 주요 교차로와 거리에 게시됐다.

해당 현수막에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적극 환영, 이재명 정부 통큰 지원을 대도약의 계기로’라는 문구와 함께 주 의원과 이재명 대통령의 사진이 담겼다.

북구와 남구, 서구, 동구 등은 주 의원의 현수막을 불법 광고물로 판단하고 이날부터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광산구는 철거를 할 예정이다.

옥외광고물법상 정당 현수막의 개수 제한 규정에 따른 조치다. 옥외광고물법 제8조는 정당의 정책이나 현안을 표시하는 현수막을 읍·면·동별로 2개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들 구청은 각 동별로 배정된 2장의 현수막 쿼터(할당량)를 해당 지역구의 지역위원장이 이미 모두 소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수거에 나섰다.

실제로 광주지역 대다수 동에는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명절 인사, 정책 홍보 현수막이 이미 게시돼 있는 상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장 단속반이 일일이 모든 현수막의 개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통상적으로 지역 위원장들이 몫을 채우고 있다”며 “타 지역 위원장의 현수막까지 허용할 경우 법 취지가 무색해지고 도시 미관과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어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안부 질의 결과 타 지역 위원장이라 하더라도 정당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므로 게시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도 “다만 이 경우에도 동별 2개라는 총량 규제는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해석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동별 쿼터가 비어있는 곳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광주·전남 행정통합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현수막 원정 게시’라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종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주 의원 측은 정당 현수막 게재와 관련 광주시당과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 의원실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이라는 대도약의 기회를 정당 차원에서 함께 축하하고 힘을 싣자는 선의로 진행한 일”이라며 “모든 동에 2개씩 다 건 것도 아니고 주요 지점에만 게시했다. 옥외광고물법상 정치 현수막을 동별로 2개까지 걸 수 있다는 규정을 개별 정치인마다 각각 2개씩 허용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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