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때 지역별 혜택과 불이익 무엇이 있나 질문 쏟아져
2026년 01월 19일(월) 20:32
광주·전남 행정통합 공청회
특별시장 집무실은 어디에?
대도시로 학생들 유출 걱정
혐오시설 떠넘기는 것 아니냐
시·도민 기대와 우려 교차

김영록 전남지사가 19일 영암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민공청회에서 행정통합 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전남도제공>

“통합하면 우리 아이들 학교는 어떻게 됩니까?”, “시골에 태양광 패널만 잔뜩 깔리는 것 아닙니까?”, “특별시장 집무실은 어디에 둡니까?”

19일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첫 공청회에서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체장들에게 시도민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우려가 쏟아졌다.

통합의 대의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내 삶터와 일터가 겪게 될 구체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영암군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공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농민 단체 대표는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키운다는데, 농촌을 파괴하는 난개발식 태양광 사업이 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차농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농지를 발전소로 만들면 농민들의 생존 터전이 사라진다”며 농민 희생 없는 통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지사는 “일반 태양광이 아닌 영농형 태양광을 통해 농사와 발전을 병행, 농가 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답변했다.

또 “주민 참여형 이익 공유제를 통해 발전 수익이 지역민에게 돌아가도록 설계해 농촌이 더 잘사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 통합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표출됐다.

영암의 한 학부모는 “인프라가 좋은 광주로 학생들이 빠져나가 지역 학교가 더 위축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대중 교육감은 “오히려 전남의 교육 여건을 광주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특성화 교육을 강화해 유학 오는 전남 교육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통합 명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학산면 농민 임유식씨는 “왜 통합시도 명칭이 광주전남특별시냐, 전남광주특별시라고 해야한다”며 “또 혐오시설이 전남으로 밀려들어노는 것도 특별법에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영암군 덕진면 한 마을 주민은 “마을 주민들은 통합으로 우리 마을에 무엇이 좋아질까 의문일 것”이라며 “가장 필요한건 예산으로, 낙후지역에 균형발전기금 지급 기간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행정통합은 곧 문화통합이라며 국립민속박물관의 전남 유치와 광주비엔날레와 전남수묵비엔날레의 통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같은 날 오후 광주시 동구청에서 열린 공청회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교육 자치 훼손’과 ‘흡수 통합’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

자신을 학부모이자 교육청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참석자는 “행정통합 논리에 밀려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이 훼손돼선 안 된다”며 “교육은 통합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정선 교육감은 “특별법에 교육 자치 보장을 명문화하고,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통합 청사의 위치와 명칭 문제는 가장 민감한 쟁점 중 하나였다.

“통합 시장이 어디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지역 발전의 축이 기울어질 수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남광주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등을 활용해 동구 원도심을 행정·문화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강기정 시장은 “청사 위치 논쟁이 통합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며 “현재의 청사를 그대로 활용하되, 핵심 부서 배치는 추후 시도민의 뜻을 모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혐오 시설 배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영암의 한 주민은 “통합 후 광주의 기피 시설을 전남으로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영록 지사는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기피 시설 유치 지역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서로 유치하고 싶어 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통합 시 기초지자체의 권한 축소 우려”, “공무원들의 강제 인사 이동 불안”, “구체적인 주민 체감 혜택 부족” 등 다양한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주민은 “너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며 충분한 숙의 과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양 시도 단체장은 이날 쏟아진 질문들에 대해 “모든 불이익은 배제하고, 국가는 더 특별하게 지원한다는 것이 통합의 대원칙”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로부터 받아낼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각종 특례 권한을 통해 농촌은 농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특색 있게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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