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빙글빙글 극심한 어지럼증 ‘메니에르병’을 아시나요
2026년 01월 11일(일) 18:30
[건강 바로 알기] 메니에르병
남기성 조선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과로·스트레스·자가면역 이상으로
림프액 과도 생성 내이압력 높아져
이명·청력 감소·메스꺼움·구토 동반
숙면·스트레스 해소·식습관 등 중요

조선대병원 이비인후과 남기성 교수가 메니에르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메니에르병은 어떠한 질환인가.

▲어느 날 갑자기 멀쩡하던 땅이 솟구치고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요. 많은 사람이 이러한 증상을 겪으면 빈혈이나 뇌의 문제를 가장 먼저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을 찾는 어지럼증 환자의 상당수는 뇌가 아닌 귀의 문제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현대인들에게 점차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대표적인 귀 질환이 바로 ‘메니에르병’이다.

-국내 메니에르병 환자의 현황은.

▲과거에는 생소한 질환이었으나 최근 들어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약 7만5000명 수준에서 2021년 17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10여 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과거에는 주로 40대에서 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과도한 학업 및 업무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습관, 불규칙한 수면 패턴 등으로 인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메니에르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근본적인 원인은 귀의 가장 안쪽인 내이의 ‘내림프수종’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이에는 청각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고, ‘내림프액’이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이 림프액의 생성과 흡수가 균형을 이루어 일정한 양과 압력을 유지한다. 하지만 과로, 스트레스, 자가면역 이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림프액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이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귀 안의 압력이 높아져 붓는 현상이 발생하며, 감각 세포들이 자극을 받거나 손상되어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주요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

▲메니에르병의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은 주변 사물이나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다. 이 증상은 일반적인 현기증과는 달리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 동안 지속되며,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귀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귀가 물이 찬 것처럼 꽉 막힌 듯한 이충만감, ‘삐-’ 또는 ‘윙-’ 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귀 울림), 저음역대에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청력 감소 증상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발현되고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다.

-초기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메니에르병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발현되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초기에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초기에는 어지럼증 발작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청력도 일시적으로만 저하되었다가 회복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며칠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메니에르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어지럼증 발작이 반복될 때마다 내이의 유모 세포에 손상이 누적된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조기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메니에르병 검사와 치료는 어떠한 것이 있나.

▲다행히 초기 환자의 약 80%는 생활 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청력 검사와 전정 기능 검사 등을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MRI 등을 통해 다른 뇌 질환 여부를 감별한다. 치료의 핵심은 내이의 림프액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급성기에는 어지럼증을 가라앉히는 진정제나 구토 억제제를 사용하고, 만성적으로는 이뇨제나 혈액순환 개선제 등을 처방하여 내림프액의 배출을 돕는다.

-에니에르병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습관은.

▲무엇보다 메니에르병 치료와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저염식’을 실천하는 것이다. 소금의 나트륨 성분은 삼투압 작용을 통해 내림프액의 양을 늘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고, 국물 요리나 젓갈, 라면 등과 같은 짠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과 담배, 그리고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음료는 전정 기관을 자극하고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섭취를 삼가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 역시 주요한 악화 요인이다. 많은 환자가 육체적 과로 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후 발작을 경험한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통해 신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약물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 어지럼증이 없는 시기에는 걷기나 가벼운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평형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히 치료받는다면 태풍처럼 몰아치던 어지럼증을 잠재우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 귀가 보내는 적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조기에 정확한 상담을 받아보는게 중요하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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