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가치 담은 예술작품, 새 랜드마크 됐으면”
2025년 11월 11일(화) 20:08 가가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 외벽 벽화 제작하는 최울가 작가
뉴욕·파리·日 등 국내외서 활발한 창작활동
‘오월’ 담은 세계 최대 벽화, 연말 완공 목표
뉴욕·파리·日 등 국내외서 활발한 창작활동
‘오월’ 담은 세계 최대 벽화, 연말 완공 목표
“광주의 가치를 담은 예술작품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다면 작가로서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또한 공공 미술적 성격의 작품이 지역민들에게 자부심과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양화가 최울가(69)는 일상 소재의 친근감과 낯선 느낌을 활용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다. 어린아이의 낙서를 떠올리게 하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는 그의 작품이 지닌 특징이다.
국내와 뉴욕, 파리, 일본 등에서 수십여 차례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고, 현재 가나아트 소속 작가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최 작가가 이번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다름 아닌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 외벽을 벽화(가로 38m, 세로 54m)로 입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젊은 예술가의 이미지였다. 검은 뿔테 안경에 가죽 재킷, 짧은 흰머리는 내년이면 70이라는 나이를 무색케 할 만큼 감각적인 모습이었다. 예술적 감수성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창작에 대한 열망은 청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 작가는 “지금까지 실내 작업은 많이 했지만 외벽 전체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며 “내용도 내용이지만 세계에서 제일 큰 벽화라는 것 때문에 중압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작업 공정은 15%로 연말까지는 완공할 계획이다. 호텔 맞은편, 양동 천변 쪽에서 바라보면 작품은 한 편의 만화를 떠올리게 한다. 컬러풀한 색감, 자유로운 선, 다채로운 캐릭터들은 일대를 화사하면서도 감각적으로 물들인다.
“지난 7월에 호텔 측으로부터 연락이 와 적잖은 고민 끝에 수락을 했다”며 “평론가나 작가들이 저를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작업을 맡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계약서 사인을 하자마자 다음날부터 공정에 들어갈 만큼 바쁘게 돌아갔다. 사다리차를 타고 작업을 해야 하는 탓에 머릿속에 펼쳐지는 상황과 디자인의 배치는 늘 고민의 지점이었다.
최 작가는 “제목은 따로 없다. 시민들이 보는 그대로 느끼면 된다”며 “다양한 기호와 디자인을 매개로 작품을 재해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히 보면 벽화에는 숫자 ‘5’, ‘1’, ‘8’를 비롯해 ‘총’, ‘사람’ 등이 있다. 광주의 정체성, 정신, 역사와 연관된 이야기를 녹여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광주가 지닌 고유한 역사, 기억에 대한 스토리를 작품에 녹여 냈다”며 “직접적이고 충격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은유적 장치와 상징적 표현을 가미해 그날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건물과 인접한 공영주차장과 나무, 인근 간판 탓에 전체 벽화가 가려져 답답한 느낌을 준다는 사실이다. 호텔 측은 동구와 협의를 통해 공영주차장도 벽화로 새롭게 입힐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시야를 가리는 나무의 처리는, 예술적 특수성이라는 관점에서 묘안을 짜낼 필요성이 제기된다.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한 최 작가는 어려서부터 문학과 음악을 좋아했다. 80년대 파리로 건너가 예술에 입문했고, 2000년에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작품이 탄생한 것도 그 무렵이다. 가나아트 센터 전시(2021)를 비롯해 아트조선 아뜰리에 전시(2020) 등을 통해 형식에 갇히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편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 김대원 회장은 “양림동, 아시아문화전당 등 동구는 광주의 대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지역”이라며 “벽화가 도시의 미적 가치를 견인하는 것은 물론 공공예술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서양화가 최울가(69)는 일상 소재의 친근감과 낯선 느낌을 활용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다. 어린아이의 낙서를 떠올리게 하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는 그의 작품이 지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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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화작업을 하고 있는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 외벽. |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젊은 예술가의 이미지였다. 검은 뿔테 안경에 가죽 재킷, 짧은 흰머리는 내년이면 70이라는 나이를 무색케 할 만큼 감각적인 모습이었다. 예술적 감수성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창작에 대한 열망은 청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7월에 호텔 측으로부터 연락이 와 적잖은 고민 끝에 수락을 했다”며 “평론가나 작가들이 저를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작업을 맡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계약서 사인을 하자마자 다음날부터 공정에 들어갈 만큼 바쁘게 돌아갔다. 사다리차를 타고 작업을 해야 하는 탓에 머릿속에 펼쳐지는 상황과 디자인의 배치는 늘 고민의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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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Brooklyn Bom Mirror Series’ |
자세히 보면 벽화에는 숫자 ‘5’, ‘1’, ‘8’를 비롯해 ‘총’, ‘사람’ 등이 있다. 광주의 정체성, 정신, 역사와 연관된 이야기를 녹여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광주가 지닌 고유한 역사, 기억에 대한 스토리를 작품에 녹여 냈다”며 “직접적이고 충격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은유적 장치와 상징적 표현을 가미해 그날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건물과 인접한 공영주차장과 나무, 인근 간판 탓에 전체 벽화가 가려져 답답한 느낌을 준다는 사실이다. 호텔 측은 동구와 협의를 통해 공영주차장도 벽화로 새롭게 입힐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시야를 가리는 나무의 처리는, 예술적 특수성이라는 관점에서 묘안을 짜낼 필요성이 제기된다.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한 최 작가는 어려서부터 문학과 음악을 좋아했다. 80년대 파리로 건너가 예술에 입문했고, 2000년에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작품이 탄생한 것도 그 무렵이다. 가나아트 센터 전시(2021)를 비롯해 아트조선 아뜰리에 전시(2020) 등을 통해 형식에 갇히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편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 김대원 회장은 “양림동, 아시아문화전당 등 동구는 광주의 대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지역”이라며 “벽화가 도시의 미적 가치를 견인하는 것은 물론 공공예술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