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에 ‘에너지 혁신성장 벨트’ 조성
2025년 07월 01일(화) 20:10
4개 시·군 ‘대개조프로젝트’
50만 규모 신성장 거점 육성
김영록 지사, 대통령실 방문
전략 제시하고 지원 요청

전남도청 전경.

전남 서남권에서는 걸핏하면 ‘홀대론’이 흘러나온다. 대규모 국제행사로 굵직굵직한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관광시설 등을 확충하면서 ‘폭풍’ 성장을 한 동부권에 견줘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했다는 서운함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전남 GRDP(지역내총생산)가 96조 2000억원인데, 동부권(여수·순천·광양·구례·고흥)은 57조 8000억원으로 전남 전체의 60.1%를 차지하는 반면, 서남권(목포·해남·영암·무안·진도·신안)은 18조 4000억원으로 19.1%에 불과하다.

국내 최대의 여수석유화학 산단을 중심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 대기업이 밀집하다보니 제조업 사업장도 동부권이 북적이는 게 당연하다. 전남지역 10인 이상 제조업체 수는 2023년 말 기준 2067개. 동부권은 823개(39.8%)를 차지하는 반면, 서남권은 23.6%(488개) 수준이다.

인구도 6월 말 기준 전남 인구 178만 3484명 중 동부권 77만 9990명, 서남권 48만 1207명으로 더 많다.

전남도가 서남권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남도가 1일 서남권을 ‘에너지 혁신성장 벨트’로 만드는 대개조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서남권에 ‘AI 에너지 신도시’, ‘아시아태평양 해상풍력 허브’, 국가 주도 ‘AI 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미래 첨단 에어로시티’, ‘첨단산업 및 RE100 융복합단지’ 등을 집중 조성해 서남권 성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국가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을 잇따라 만나 이같은 ‘에너지 혁신성장벨트’ 조성 전략을 제시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혁신성장벨트는 전남도가 추진해온 서남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구체화한 것으로, 무안·영암·해남·목포 등 서남권 4개 시·군에 첨단산업과 신도시에 걸맞는 인프라를 갖춰 목포·해남·무안·영암 일대를 50만 규모의 신성장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게 핵심 구상이다.

해남 기업도시 ‘솔라시도’에 3G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AI 슈퍼클러스터 허브’를 구축하고 재생에너지100(RE100) 전용 산단을 조성해 대규모 ‘AI 에너지신도시’로 조성한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다소비 시설로 수도권에서는 기피 시설이지만,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전남에선 계통포화 해소와 함께 해상풍력, 태양광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목포 신항만과 해남 화원산단, 영암 대불산단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해상풍력 생태계를 구축, ‘아시아 태평양 해상풍력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도 구체화시켰다.

전남도는 서남권에 들어설 ‘AI 첨단농산업 융복합 지구’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된 만큼 100만평 규모의 서남권 신규 산단 조성에 속도를 내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안공항 인근에도 ‘첨단산업 및 RE100 융복합단지’, ‘미래 첨단 에어로 시티’ 등을 160만평 규모로 조성하겠다는 게 전남도의 복안이다.

이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25만 명 이상의 인구가 목포·해남·영암·무안 등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남도는 전망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대통령실에 전달한 전남의 미래 사업이 국가 성장의 핵심 거점으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정부터 예산 배정까지 정부와 상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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