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출신 송만철 시인 시집 ‘저물녘’ 펴내
2025년 04월 29일(화) 19:20 가가
지난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한 송만철 시인이 시집 ‘저물녘’(천년의 시작)을 펴냈다.
6번째 작품집인 이번 시집은 농촌의 정서, 흙의 정서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담겼다. 고흥 출신의 그는 현재 농사일을 하며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농부시인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는 그는 “한사코 살농책(殺農策)을 고집하는 시대”에서 결코 여전히 생명과 생태의 귀함을 몸소 받들고 있다.
모든 것이 자본화되고 계수되는 오늘의 시대에 과연 농부시인에게 시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닐까. “풀잎 한 줄기, 물 한방울 살려 내지 못한” 그저 무가치한 읊조림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의 시는 근기를 지향한다. 본질과 가치라는 생명에 젖줄을 대고 있는 것이다.
“수십 년 일궈 온 논들이 파헤쳐지고/ 수억 년 뿌리내린 바구댕이 작살내서 실려 갔다// 봉화산 남서쪽 아래 마을 골 골 생긴대로 흘렀던 물길/ 인자 생태 하천 복원 공사로 고속화된 하천이 되었다…”
‘생태 하천’은 복원공사라는 미명아래 시멘트 블록으로 덧대 버린 하천의 모습을 비판 어조로 풀어낸 작품이다. 구불구불 흐르던 물길과 무성한 풀들은 갈아엎어져 하천은 직강으로 바뀌었다. 피라미 하나 비집고 들어설 곳 없는 시멘트 하천을 ‘생태 하천’이라 부를 수 있을지, 화자는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한편 임동확 시인은 송 시인을 가리켜 “한 집 건너 서너 집이 폐가인 고향 마을 한 귀퉁이 어느덧 농부 시인이 되어 있는 ‘몰랑집 아이’”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6번째 작품집인 이번 시집은 농촌의 정서, 흙의 정서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담겼다. 고흥 출신의 그는 현재 농사일을 하며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본화되고 계수되는 오늘의 시대에 과연 농부시인에게 시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닐까. “풀잎 한 줄기, 물 한방울 살려 내지 못한” 그저 무가치한 읊조림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의 시는 근기를 지향한다. 본질과 가치라는 생명에 젖줄을 대고 있는 것이다.
‘생태 하천’은 복원공사라는 미명아래 시멘트 블록으로 덧대 버린 하천의 모습을 비판 어조로 풀어낸 작품이다. 구불구불 흐르던 물길과 무성한 풀들은 갈아엎어져 하천은 직강으로 바뀌었다. 피라미 하나 비집고 들어설 곳 없는 시멘트 하천을 ‘생태 하천’이라 부를 수 있을지, 화자는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