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발표한 호남 공약은 대체로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내용이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그동안 핵심 현안을 발굴해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 후보의 공약에 거의 포함됐다.

이 후보는 호남권 메가시티를 실현해 경제부흥 시대를 열겠다며 5대 분야로 나눠 호남 공약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후보 공약의 큰 의제인 ‘에너지고속도로’로 세계를 주도하는 K-이니셔티브 시대를 여는 것인데 그 핵심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메카인 호남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한 점이다.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형 에너지 체계를 만들어 해당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전남 서남권 경제 발전과 직결된다.

광주 산업의 양 날개인 인공지능(AI)과 미래 모빌리티 육성에도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국가 AI데이터센터에 이어 고성능 반도체를 집적한 국가 AI컴퓨팅센터까지 확충해 AI 선도도시를 만들고 자동차를 축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30년 숙원인 전남권 국립 의대를 설립해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고 여수의 석유화학을 친환경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전남의 지역별 맞춤 공약도 내놓았다.

다만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주도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한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해서는 협의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것은 아쉬운 점이다. 대선 공약은 그냥 립서비스에 그칠 가능성도 많다. 이 후보가 호남 공약을 지역별 맞춤형으로 세밀하게 내놓았지만 실현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의 후속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