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 일본 진보매체에 소개
2025년 03월 17일(월) 11:55 가가
시전문지 ‘시인회의’의 편집장 겸 시인 시바타 산키치 서평 게재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사람들을 그렸지만, 이 책도 또한 그 기억을 새롭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유수한 일본의 시전문지 ‘시인회의’의 편집장 시바타 산키치 시인이 일본 진보 매체 ‘아카하타신문’(3월 16일 자) 독서 란에 서평을 게재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최초의 시선집 문병란, 이영진 시인 편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도서출판 인동, 1987, 7)를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와 사가와 아키 시인이 공역, 편집해 한글과 일본어로 함께 묶어 펴낸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가 연이어 주목받고 있는 것.
시바타 시인은 서평에서 현 시국을 의식하며 “전두환이 5월 17일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으로 진압을 강행했고 다수의 시민이 학살당하는 참사로 이어졌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책에 대해 “80년부터 87년에 걸쳐 사건의 진실을 그린 작품을 수록한 시선집”으로, “87년 7월 민주화 직후의 광주시 부근에서 비밀 출판된 책을 재편집해 340페이지에 이르는 작품을 (일본어 표기와) 한글 표기를 병행해서 실었다”고 소개했다.
시바타 산키치 시인이 인용하며 주목한 시는 김정환 시인의 ‘5월곡’과 ‘편지’의 앞부분이다.
“푸르디푸른 조선의 하늘 아래서/ 우리는 끝까지 우리의 인간성을/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젖가슴 잘리고 대포·총·칼에 흐트러진 살점으로 낯익은/ 거리에 피바다로 흐르면서도 우리는”(‘5월곡’ 일부)
“어머니/ 이 편지가 피로 덕지덕지 묻어 있음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총에 맞은 시체로 들판과 사막과 높은 산맥에 누운/ 동지들의 피를 찍어 나뭇가지로 이 편지를 쓰기 때문입니다.”(‘편지’ 일부)
시바타 시인은 위의 인용구를 제사하며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침해당했는지 강렬히 전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진경 시인의 ‘광주’에서 “그곳에서 당신은 가슴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사람이었습니다.” 부분을 인용, “광주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원점”이며,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사람들을 그렸지만, 이 시선집도 그 기억을 새롭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라고 강조했다.
시바타 시인은 말미에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를 선포했을 때 시민들이 즉각 광범위한 항의 행동을 전개한 것도 (광주항쟁)의 역사를 누구나 체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역자 사가와 아키 시인은 시 전문지 ‘시와 사상’ 3월호에서도 메이지대학 이케다 이사오 교수가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의 서평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시를 일본에 번역해 소개해 온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일본의 유수의 시 전문지 편집장이자 시인인 시바타 산키치가 광주의 5월 저항시를 일본 진보매체에 소개한 것은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의미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5월 시들이 일본 독자들에게 많이 소개돼 ‘오월 광주’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유수한 일본의 시전문지 ‘시인회의’의 편집장 시바타 산키치 시인이 일본 진보 매체 ‘아카하타신문’(3월 16일 자) 독서 란에 서평을 게재했다.
시바타 시인은 서평에서 현 시국을 의식하며 “전두환이 5월 17일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으로 진압을 강행했고 다수의 시민이 학살당하는 참사로 이어졌음”이라고 밝혔다.
“푸르디푸른 조선의 하늘 아래서/ 우리는 끝까지 우리의 인간성을/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젖가슴 잘리고 대포·총·칼에 흐트러진 살점으로 낯익은/ 거리에 피바다로 흐르면서도 우리는”(‘5월곡’ 일부)
“어머니/ 이 편지가 피로 덕지덕지 묻어 있음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총에 맞은 시체로 들판과 사막과 높은 산맥에 누운/ 동지들의 피를 찍어 나뭇가지로 이 편지를 쓰기 때문입니다.”(‘편지’ 일부)
시바타 시인은 위의 인용구를 제사하며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침해당했는지 강렬히 전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진경 시인의 ‘광주’에서 “그곳에서 당신은 가슴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사람이었습니다.” 부분을 인용, “광주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원점”이며,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사람들을 그렸지만, 이 시선집도 그 기억을 새롭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라고 강조했다.
시바타 시인은 말미에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를 선포했을 때 시민들이 즉각 광범위한 항의 행동을 전개한 것도 (광주항쟁)의 역사를 누구나 체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역자 사가와 아키 시인은 시 전문지 ‘시와 사상’ 3월호에서도 메이지대학 이케다 이사오 교수가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의 서평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시를 일본에 번역해 소개해 온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일본의 유수의 시 전문지 편집장이자 시인인 시바타 산키치가 광주의 5월 저항시를 일본 진보매체에 소개한 것은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의미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5월 시들이 일본 독자들에게 많이 소개돼 ‘오월 광주’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