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소수자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2025년 03월 15일(토) 12:00
소수자 삶 다룬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
전남대학교 윤수종 사회학과 교수 엮음
이주자, 성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용감한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이다. 세상의 주류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주체적이고 이색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를 다룬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문학들) 발간돼 눈길을 끈다.

전남대 사회학과 윤수종 교수가 엮은 책은 계간 ‘문학들’에 연재된 글을 모은 것이다. 이번 책은 지난 2014년 ‘소수자들의 삶과 문학’, 2019년 ‘소수자들의 삶과 기록’에 이은 세 번째 결과물이다. 윤 교수가 책을 엮게 된 것은 15년 전부터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었는데, 수년 전에 문예지 ‘문학들’로부터 주변적이고 소수적인 주제를 탐색해보자라는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교수는 “‘누가 소수자냐?’고 묻는다면 의외로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소수자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보여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소수자로 특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수자로 대상화된 이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책 제목에 ‘커뮤니티’를 붙였다”며 “대개 어린이들은 소수자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린이는 소수자적인 특징이 많다”고 덧붙였다.

사실 소수자들이 만들어가는 미시코뮨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이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정상’,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반대편에 있는 소수자들에게는 냉대와 소외가 뒤따르는 게 현실이다.

소수자 가운데 이주자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적 구성원을 이루는 ‘이웃’들이라 할 수 있다. 수록된 글 가운데 ‘농촌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중개인의 삶’이라는 부제가 달린 정숙정의 글 ‘밥 한 끼의 무게’는 눈길을 끈다. 지난 수년간 인터뷰와 관찰을 토대로 작성한 글은 오늘 농촌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용감한 사람들’은 기존의 소수자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지만 엄연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이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재현의 ‘십 대 미혼모의 삶’은 고등학생으로서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고 있는 여학생의 이야기이며, 약물 문제를 다루는 POP는 ‘약물과 함께하는 삶과 죽음’이라는 글에서 약물에 대한 심각성, 관심을 촉구하게 된 배경과 활동상황을 이야기한다.

한편 책을 엮은 윤수종 교수는‘자유의 공간을 찾아서’를 비롯해 ‘욕망과 혁명’, ‘자율운동과 주거공동체’ 등을 펴냈으며 ‘제국’ (네그리), ‘분자혁명’(가타리), ‘성혁명’(라이히) 등 자율사상에 관련한 책을 번역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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