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지사 전략·호남 협력 빛났다…지방도시 연대 ‘기적’
2025년 03월 03일(월) 20:10
광주·전남·충북·충남·대구 합심
2036 올림픽 국내 후보지 선정
관광객 유입 등 경제 효과 기대
인도·인니·카타르 등과 최종 경쟁

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단독 선정 기자 회견. <전북도 제공>

전북도의 ‘2036 하계올림픽 국내 도시 후보 선정’이라는 성공 배경에는 호남권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 도시 연대’가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동맹’ 광주·전남 끝까지 밀어주고 돕는다=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달 28일 전북도의 올림픽 국내 도시 후보 확정 직후 축하 성명을 내고 최종 개최도시 확정까지 적극 돕기로 약속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그동안 서울시와 대회 유치를 두고 경쟁한 전북도에 대해 같은 ‘지방 도시’로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보내왔다.

특히 강기정 시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국내 올림픽 후보지 선정 투표 과정에서도 전북 유치를 지지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는 등 힘을 보탰다. 이 같은 광주를 비롯한 충남, 충북, 대구 등 지방 도시의 연대가 전북도의 대회 유치에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광주시는 특히 전북도가 내세운 ‘지방 도시가 연대해 저비용 고효율 올림픽을 치러 재정 낭비를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전북과 인접한 광주의 체육시설을 적극 활용해 ‘저비용 올림픽’을 이뤄낼 방침이다.

광주시는 광주에 있는 국제 규격의 양궁장(국제양궁장), 수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전북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계 유니버시아드(2015년), 세계수영대회(2019년)를 치른 광주는 국제 규격의 테니스장과 축구장·양궁장·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광주시는 경기장 준비 등 전북도의 대회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전북도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국내외 관광객이 대거 유입돼 인근 광주도 상당한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 역시 축하의 말과 함께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축하 성명을 통해 “전주가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것은 지방도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충분히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역사적 쾌거”라며 “여수 요트, 순천 근대5종, 고흥 서핑 등 올림픽의 감동을 전남에서도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라도 천 년 역사를 함께해 온 이웃이자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뛰는 동반자로 내 일처럼 기쁘다”면서 “전북이 올림픽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도록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광주시와 전남도의 적극적인 지지 배경에는 민선 8기 자치단체장들이 2024년 7월 맺은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 동맹’이 자리 잡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해 7월 7년 만에 호남권정책협의회를 열고 지역소멸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초광역적 협력을 목표로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을 선언했으며, 이후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 호남 RE100메가시티·호남 관광문화 주간 사업 등을 공동 추진 중이다.

그동안 한뿌리이면서도, 공항 문제 등 여러 국가사업 등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서먹서먹한 이웃 관계를 보여왔던 3개 시·도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개최한 이후 관계 개선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첫 결실로 이번 전북도의 2036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도시 선정’이 꼽힌다.

◇전북도 48년만의 한국 개최 필승 의지 다진다=전북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치 신청서를 공식적으로 내기 위해 국내 절차 마무리에 들어간다. 우선 대한체육회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제행사 개최 계획서를 제출한 뒤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체부는 국제체육대회심사위원회를 열어 전북도의 2036년 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심의한 뒤 큰 문제가 없으면 승인한다. 이어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심사위원회의 승인까지 받으면 정식으로 국제행사 개최 협약을 체결한다.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면 국제 절차를 밟는다. 전북도가 2036년 올림픽 유치 의향서를 대한체육회를 거쳐 IOC에 제출하면 본격적인 본선 경쟁이 시작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두 번째 한국 개최를 위해선 치열한 유치 경쟁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올림픽 첫 개최에 도전하는 인도는 유치 의향서를 이미 IOC에 제출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의 올림픽 개최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며, 2022년 축구 월드컵을 개최했던 카타르와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도 경쟁 대상이다.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내년 또는 2027년 IOC 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2028년 올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2032년 올림픽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각각 개최된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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