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해탈의 길- 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2024년 12월 19일(목) 22:00
한해가 저무는 이시기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고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칭찬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해뿐만이 아니라 많은 선지자들은 생사해탈의 길을 묻고 또 물어 그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 많았다. 대개 그 사람의 현생사를 보면 그 사람의 전생사를 알 수 있고 그 사람이 살아가는 마음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이 내생에 사는 모습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나이 40이 되면 다음 생 준비를 발등에 떨어진 불 끄듯이 해야 한다. 마음공부에 공들이지 않으면 다음 생에 사람 몸 받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생사해탈이 말처럼 쉽지 않다. 노인이라서 빨리 죽는 것도 아니고 젊다고 늦게 죽는 것도 아니다. 조만도 따로 없고 시기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숙세에 지은 바에 따라 거래를 하는 가운데 금생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간혹 생명이 더 연장되기도 할 뿐이다. 전생에 지은 업력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이미 받을 바가 정해진 정업(定業)이고 또 하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정업(不定業)이다. 정업이란 ‘어느 날 어느 시에 어떻게 죽는다.’하는 것이 정해진, 부처님도 어쩔 수 없는 결정보를 말한다. 그러나 정업처럼 업력이 강하지 못하여 언제 어디서 어떠한 과보를 받을지 확실하지 않은 업을 부정업이라고 한다. 부정업은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업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연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체로 이 정업과 부정업을 교차해서 업을 짓고 받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금생에 어떤 업을 지어야 할까? 첫째는 인연복을 많이 지어야 한다. 좋은 인연을 많이 지으면 삼대 밭의 쑥이 삼대를 따라 키가 자라듯 그 인연 따라 진급의 길을 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인연이 결국은 가족이 되고 주변 환경이 되니까 좋은 인연이든 낮은 인연이든 나와 연결된 인연은 모두 좋은 인연으로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주위에 섭섭한 인연이 있으면 그 인연을 더욱 잘 챙겨서 선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복록을 많이 쌓아야 한다. 같은 노력을 해도 잘되는 집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집이 있다. 똑같이 넘어져서 다쳤는데 어떤 사람은 금방 낫고 또 어떤 사람은 쉽게 낫지 않는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부처님께서는 복 중에 가장 큰 복은 보시라고 하셨다. 우리가 현생을 살아가면서 남에게 무엇을 주면서 살아야 한다. 보통 사람은 받아야 기분이 좋다고 하지만 틈만 나면 줄 생각을 해야 하고 또 주고 나면 기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처님은 받기보다는 줄 것이 많은 분이다. 그런데 부처님이 주시는 것은 최상의 것이라 복이 더 크고 범부 중생이 주는 것은 최상의 것이 아니라 복이 작다. 정부에서 아무리 복지정책을 잘해도 복이 없는 사람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묘하게 받지 못한다. 그러니까 복을 지을 때는 공중(公衆)에 짓고 여러 사람에게 짓고 급한 사람에게 먼저 주어야 한다.

셋째 생사거래를 자유 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할 때 공을 들이지 않고 영혼이 다음 생을 잘 갈 수 있을까? 영혼이 거래할 때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집착이다. 집착하면 그쪽으로 따라가게 되는데 기연이 되지 않으면 탁태를 할 수가 없다. 영혼은 욕심이 많으면 그 무게로 인해 아래로 가라앉는다고 한다. 영혼이 아래로 가라앉으면 땅을 바라보는 짐승을 부모로 정하기 쉽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부끄럽게 살거나 욕심이 많아서 영혼이 아래로 쳐지면 틀림없이 하류 중생을 부모로 만나게 된다. 따라서 반드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담박하게 갈 수 있도록 여여한 수양공부를 해야 한다. 우리의 마음은 원래 생과사가 없는 마음이니 그 마음을 깨달아 훈련하면 생사해탈을 할 수가 있다. 다음 생과 그다음 생을 생각하는 사람이 부처님이고 수도인이다.

현생을 살면서 복을 많이 짓고, 인연 농사를 많이 짓고, 또 마음 훈련으로 생사거래가 끊어진 그 마음을 훈련해야 생사거래에 자유 할 수 있다. 이 뜻을 많이 연마해서 생사가 끊어진 참 마음, 좋다 싫다 선이다 악이다, 그 마음이 나오기 이전의 마음을 챙겨서 다음 생에 자유롭게 거래하기를 바라며 올 한해도 진급하는 한해이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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