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위안부·오월…뮤지컬로 역사 배운다
2025년 12월 10일(수) 19:20
장성어울림학생 뮤지컬 동아리 ‘하랑’
초중고 37명 연기·연주팀…5·18 작품 11·12일 장성문예회관
광주학생항일운동 공연도 계획 중…“전국구 뮤지컬팀 꿈꿔요”

5·18을 소재로 한 작품 ‘울림-다시 피는 꽃’을 무대에 올리는 장성학생뮤지컬 동아리 ‘하랑’. <하랑 제공>

“뮤지컬 공연하며 역사 배웁니다.”

지난 2023년 창단한 장성어울림학생 뮤지컬 동아리 ‘하랑’은 매년 역사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창단 첫 해에는 ‘의병-기억되지 못한 이름’을 공연했고 지난해에는 ‘반달-일본군 위안부와 독립군 이야기’를 공연했다.

하랑이 올해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 ‘울림-다시 피는 꽃’(11일 오후 2시 10분, 12일 오전 10시30분·오후 2시 10분 장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최진영 작가가 대본을 쓴 ‘울림’은 할머니의 낡은 일기장을 발견한 ‘민주’가 1980년 5월 광주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하랑은 초·중·고생 37명으로 구성된 뮤지컬 단체로 연기팀과 함께 건반·클라리넷·드럼·일렉기타·퍼커션 등을 다루는 연주팀으로 구성돼 있다. 단원들은 공연 작품이 확정되면 함께 역사적 사실을 공부하고 현장 체험학습을 간다. 5·18 작품을 준비한 올해는 광주의 오월 현장을 탐방했고, 5·18 민주광장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단원들은 대본 리딩, 연습과정에서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아가며 눈물을 흘렸고, 작품에 진지하게 몰입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웠다.

정식 역을 맡은 최동빈(장성 하이텍 2년)군은 “학교 역사 시간에 5·18을 배웠을 땐 그냥 ‘사건’이구나 했는데 배역을 맡아 그 사람 입장이 되어보니까 대사 한 마디 뱉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1년 동안 준비하면서 우리가 지금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거저 얻어진 게 아니란 걸 알게 됐는데 관객들에게도 그 감사한 마음이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아 역의 정인서(장성 중앙초 5년)양도 “연기하면서 너무 마음이 힘들었는데 언니 오빠들이랑 연습하면서 많이 극복해냈다”며 “당시 사람들이 무서워도 용기를 낸 것처럼 저도 무대에서 떨지 않고 용기 내서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장성교육지원청(교육장 정선영)이 의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하랑’ 창단의 산파 역할을 한 이는 백두산 장학사다. 영광에서 근무할 당시 역사 뮤지컬을 팀을 운영했던 그는 무대에 선 학생과 공연을 본 주민들이 작품을 통해 어떻게 변화되는 지 목격했기에 장성에서도 강용복 연출가, 노은지 안무가 등과 의기투합해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불의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온 광주·전남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이들은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해 알아가죠. 앞으로 우리 역사를 만들어가고, 민주주의에 기반한 사회를 이끌어갈 아이들을 위해 교육청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하랑은 내년에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매주 토요일 4~5시간씩 연습을 해야하는 힘든 조건임에도 제3기 단원 모집 경쟁률이 6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장성, 광주, 여수, 순천 등에서 공연을 진행했던 하랑은 ‘전국구 뮤지컬팀’을 꿈꾸며 오늘도 땀을 흘린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