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700조 K-반도체 ‘첨단 패키징’ 허브로 뜬다
2025년 12월 10일(수) 20:00
산업부, 광주-부산-구미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거점 공식 지정
패키징은 반도체 칩 포장해 기기에 연결 가능 상태로 만드는 후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에 3606억 투입…‘합작 패키징 팹’ 설립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용산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반도체 산업 전략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가 정부의 700조원 규모 ‘K-반도체’ 전략의 한 축인 ‘첨단 패키징’ 산업거점으로 육성된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산업을 남부권으로 확장하려는 정부의 구상에 따라 광주시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반도체 패키징 특화단지’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부는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 K-반도체 비전 보고회’에서 광주시(반도체 첨단 패키징)를 부산(전력반도체), 구미(소재·부품)와 함께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지정했다. ‘반도체 패키징’은 제조된 반도체 칩을 포장해 기기에 연결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후공정 기술이다. 이 가운데 첨단 패키징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동시에 전력 소모를 줄이는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최대 숙원인 AI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과 차세대 후공정(패키징) 산업 육성의 전기를 맞게 됐다.

산업부는 이날 총 7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함께 비수도권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광주의 ‘첨단 패키징’, 부산의 ‘전력반도체’, 구미의 ‘소재·부품’을 잇는 남부권 혁신벨트 구축이다.

정부는 광주에 있는 글로벌 패키징 선도기업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앵커 기업과 지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연계해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첨단 패키징 실증센터’를 설립해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을 전폭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메모리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시스템 반도체와 후공정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광주에는 호재다.

특히 AI 구동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산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정부는 2031년까지 첨단 패키징 기술개발에만 360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광주가 사실상 중심에 서게 된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소자 기업과 패키징 기업이 합작하여 운영하는 ‘합작 패키징 팹(공장)’ 광주 설립도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남부권 반도체 클러스터 내 연구인력을 대상으로 유연한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인재 유입을 유도하고, 소부장 기업의 설비 투자금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광주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조성을 통해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칩 제조기업과 패키징 기업이 협력하는 ‘합작 팹(Fab)’ 건설을 지원하고, 광주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산학연 역량 결집을 위해 카이스트(KAIST)를 거점으로 지스트(GIST), 전남대, 한전공대 등을 연계한 ‘반도체 연합공대’도 구성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쥐느냐 마느냐에 우리 경제의 생존이 걸려 있다”며 “경쟁력이 다소 뒤처진 팹리스와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파운드리와 수요기업 등 가용한 모든 생태계를 연결해 현재보다 10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에는 인재 양성 방안도 포함됐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이 참여하는 ‘반도체 연합공대’를 구성해 산학연 역량을 결집하고, 지역별 반도체 아카데미 실증센터와 연계해 현장 맞춤형 인력을 길러낼 계획이다.

광주시는 이번 정부 발표를 계기로 현재 추진 중인 AI 집적단지 2단계 사업과 연계해 반도체 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이제 AI와 반도체를 양 날개 삼아 국가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며 “인프라 구축부터 인재 육성, 기업 투자 유치까지 시정 역량을 총동원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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